
미국 워싱턴의 힐턴호텔에서 25일(현지 시간)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협회(WHCA) 만찬 행사장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만찬에 참석 중이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 J D 밴스 미국 부통령 등 주요 참석자들은 총소리가 난 뒤 모두 피신했고, 무사한 상태다. 현장에서 체포돼 구금 중인 용의자 콜 토머스 앨런(31)의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뒤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의자를 “단독 범행자(lone wolf)”로 규정했다. 앨런이 산탄총, 권총, 여러 개의 칼 등 다수의 무기를 소유하고 돌진했지만 “용감한 백악관 비밀경호국(SS) 요원들에 의해 제압됐다”고 밝혔다. 또 범행 동기가 이란 전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게 생각하진 않는다”고 답했다.
이날 총격은 대통령 입장 약 30분쯤 후 발생했다. 앨런은 행사장 안으로 진입하기 위해 보안검색대를 통과해 전속력으로 돌진하다 SS 요원 등에 의해 제압당했다. 이 과정에서 앨런은 여러 발의 총격을 가했고, 행사장에 배치된 요원 한 명이 총에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피격된 요원에 대해 “방탄조끼를 입어 무사하다. 대단한 사람”이라고 추켜세웠다.
CNN 등에 따르면 앨런은 캘리포니아주 토런스 출신으로 명문 캘리포니아공대(칼텍)를 나왔고, 과외 교육업체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두고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집권 1기 때부터 주류 언론과 불화한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1921년부터 매년 개최됐던 WHCA 만찬에 단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랬던 그가 처음 참석한 이 행사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이내에 이 행사를 다시 열 것”이라며 “더 크고, 멋지고, 훌륭하게 치러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1981년 3월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도 이 호텔에서 존 힝클리 주니어가 쏜 총에 맞아 폐 관통상을 입고 중태에 빠졌다. 45년 만에 같은 장소에서 현직 대통령이 다시 총격 위협에 노출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7월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의 대선 유세 현장에서도 피격당했다. 당시 오른쪽 귀 위쪽에 총을 맞아 피를 흘리면서도 성조기를 배경으로 “싸우자(fight)”라고 외쳐 유권자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이번 사건 또한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층을 결집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