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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그먼의 반성… ‘퍼주기’ 공조한 우리 정치권은 반성 않나

크루그먼의 반성… ‘퍼주기’ 공조한 우리 정치권은 반성 않나

Posted July. 23, 2022 09:29,   

Updated July. 23, 2022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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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인플레이션에 대해 나는 틀렸다”는 20일자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조 바이든 정부 경기부양책이 초래할 인플레 효과를 과소평가했다고 인정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미국의 대표적 진보 경제학자로 2008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인물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 초 코로나19 대응책으로 1조9000억 달러(약 2496조 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집행했다. 당시 과도한 재정지출이 인플레를 유발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크루그먼 교수는 “물가가 급격히 올라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달 미국 물가가 41년 만에 가장 높은 9.1%까지 치솟자 판단 착오를 반성한 것이다. 앞서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도 인플레 위험을 낮춰봤다고 시인했다.

 미국에선 경제 석학, 정부 경제부처와 중앙은행 최고 책임자가 뒤늦게나마 과도한 재정지출, 인플레 예측 실패를 사과하는데 코로나 팬데믹 이후 사상 초유의 퍼주기 경쟁을 벌인 한국의 정치권은 반성할 기미가 없다.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2000년 4·15 총선을 앞두고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결정했고, 작년 4·7 재·보궐 선거, 올해 3월 대통령 선거 직전에도 선심성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자영업자·소상공인 50조 원 지원’을 공약하고 집권한 윤석열 정부 역시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반지출 39조 원을 포함한 62조 원짜리 추경을 통과시켰다.

 정부는 외환위기 이후 최고 물가상승이 우크라이나 전쟁, 코로나와 미중 신냉전으로 인한 공급망 교란 등 외부요인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정치권이 나랏빚을 늘리면서 쓴 포퓰리즘 정책의 영향이 작다고 할 수 없다. 지난 몇 년간의 집값 폭등, 청년들의 ‘빚투’ ‘영끌’ 주식투자, ‘김치 프리미엄’이란 말이 나오는 가상화폐 시장 거품도 과도한 유동성의 후유증이다.

 연간 13조1000억 원의 세금을 깎아준다는 정부 감세안도 인플레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세제 정상화, 중장기 투자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 해도 당장은 유동성을 늘려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효과를 줄일 수 있다. 특히 수입이 줄어든 만큼 정부가 지출을 줄이지 않으면 나랏빚이 늘어 재정건전성까지 위협하게 된다. 인플레의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정부와 정치권은 무분별한 선심성 퍼주기를 중단하고 공공부문의 과감한 지출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