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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아프간서 발 빼자…탈레반, 정부공격 재개

美, 아프간서 발 빼자…탈레반, 정부공격 재개

Posted July. 09, 2021 08:29,   

Updated July. 09, 2021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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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9·11테러 20주년을 맞는 9월 11일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완전 철군하겠다”고 밝힌 후 처음으로 수니파 무장세력 탈레반이 지방정부를 공격했다. 탈레반이 미군이 떠난 아프가니스탄 전체를 장악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여성들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총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이슬람 극단주의를 추종하는 탈레반은 여성 교육과 취업을 금하고 눈을 제외한 신체 전부를 가리는 ‘부르카’ 착용을 강제해 왔다.

 BBC 등에 따르면 7일 탈레반은 북서부 바드기스주(州) 주도 칼라이나우를 습격해 400명 이상의 수감자를 풀어줬다. 주 정부 주요 건물도 불태웠다. 탈레반은 이날 이른 아침부터 세 방향에서 도시를 습격했다.

 남부 칸다하르가 거점이었던 탈레반은 현재 전 국토의 3분의 1 이상을 점령했을 정도로 세력을 확대했다. 미군 철군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빨리 진행되고 있는 현실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 국방부는 6일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90%를 이미 철수시켰다”고 밝혔다. 앞서 1일에는 아프간 주둔 미군의 핵심 기지였던 바그람 공군기지도 문을 닫았다. 당시 미군은 아프간 정부에 알리지도 않고 한밤중에 일종의 기습 철수를 단행했다.

 시민들은 극도의 불안에 떨고 있다. 탈레반은 1996∼2001년 집권 당시 반대파를 공개 처형하고 TV 등 서양문물 이용을 금지했으며 바미얀 석불 같은 세계적 문화재를 파괴했다. 여성 인권유린도 극에 달했다. 이에 최근 아프간 여성 수백 명이 ‘반(反)탈레반’ 구호를 외치며 총을 들고 거리 행진까지 실시했다고 가디언 등이 전했다. 보수적인 이슬람 국가에서 평범한 여성들이 무장을 한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미군이 떠난 아프간에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을 반영한 행동으로 풀이된다.


이은택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