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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정치, 굿바이… 국민의힘 당대표에 85년생 이준석

낡은 정치, 굿바이… 국민의힘 당대표에 85년생 이준석

Posted June. 12, 2021 08:09,   

Updated June. 12, 2021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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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권 교체를 바라는 야권 지지층은 기존 정치 문법을 통째로 바꿔버리는 전면적 변화를 선택했다. 11일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서 36세의 원내 경험이 전혀 없는 ‘0선’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선출됐다. 헌정사에서 집권여당이나 제1야당에서 30대 당 대표가 뽑힌 것은 처음이다. 내년 대선을 앞둔 여야는 민심의 급격한 변화에 긴장하며 선거결과를 분석하는 등 한국 정치판이 크게 뒤흔들리고 있다.

 이 신임 대표는 국민 여론조사(30%)와 당원투표(70%) 결과를 합쳐 43.8%(9만3392표)를 얻어 2위 나경원 전 의원(7만9151표, 37.1%)을 6.7%포인트 차로 제쳤다. 국민 여론조사에서 58.8%를 얻어 나 전 의원(28.3%)을 압도한 이 대표는 보수성향 영남권 표가 다수인 당원 투표에서도 37.4%를 얻어 나 후보(40.9%)에 근접했다. 불과 2년 전 전당대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시절 국무총리를 지낸 황교안 대표를 선택했던 당심이 민심의 변화에 따라 확 뒤집어진 것. 직전 당 수장인 81세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비교하면 무려 45세가 젊어졌다.

 이 대표는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부터 “청년다움, 중진다움, 때로는 당 대표다움을 강요하면서 우리 사회의 (비빔밥 재료인) 달걀과 시금치, 고사리 같은 소중한 개성들을 갈아버리지 말자”면서 ‘기존 정치문법 거부’를 선언했다. 특히 “토론 배틀, 연설대전을 통한 대변인단 공개 선발” “(공천을 위한) 공직후보자 자격시험을 설계하겠다”면서 파격 아이템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지상과제는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이라며 “다양한 대선주자들이 공존할 수 있는 당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경선 기간 내내 당내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계인 이 대표에게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등 당 밖 대선주자와의 통합이 힘들어질 것”이라는 공격이 쏟아졌다.

 이날 함께 열린 최고위원 선거에선 조수진(49) 배현진(38) 김재원(57) 정미경(56) 최고위원(득표순)과 31세 김용태 청년 최고위원이 당선됐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이 대표와 함께 새 당 지도부의 평균 연령은 44.5세로 ‘청년 지도부’가 구성됐다.

 선거 결과에 대해 박성민 정치컨설팅그룹 민 대표는 “정권교체 열망이라는 강한 에너지가 깔려 있는 상태에서 2030세대가 기득권 대표인 586을 거부한 것을 (야권 지지층이) 인정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김병민 비대위원(39)은 “이 정도 변화 없이는 정권교체가 힘들다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준 선거”라며 “이제 과거 정치문법인 선수나 권위 같은 관행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전화해 “아주 큰 일을 하셨다. 우리 정치사에 길이 남을 일”이라고 축하 인사를 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탄핵의 강을 넘고 합리적인 보수로 발전하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우열 dnsp@donga.com · 유성열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