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사진)이 13일(현지 시간)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대해 “완전히 불법”이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을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공식적으로 ‘불법’이라고 규정한 것은 처음이라고 BBC 등이 전했다.
남중국해에서의 영향력 및 군사력 강화를 추진해온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어서 미중 갈등 수위가 다시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중국이 남중국해를 지배하려고 (역내 국가들을) 괴롭히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어 “중국은 이 지역에 자신들의 의사를 강요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는 중국이 남중국해를 자신들의 해양 제국처럼 다루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입장을 동맹국과 파트너들과 공유한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의 성명은 2016년 네덜란드 헤이그의 국제상설중재재판소가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대해 “국제법적 근거가 없다”며 인정하지 않은 판결에 기반을 두고 있다. 성명은 단순히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부인하는 수준을 넘어 베트남의 ‘뱅가드만’과 말레이시아의 ‘루코니아 암초’, 브루나이의 배타적경제수역 등에 대한 각국의 권리를 일일이 거론하며 이들 국가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매장된 석유와 천연가스 및 전략적 해상운송로를 확보하기 위해 이 지역의 영유권 주장을 밀어붙여 왔다. 영해라고 주장하는 구역은 남중국해의 80%에 이른다. 중국은 이 지역에 9개 선(구단선)을 일방적으로 그은 뒤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南沙 군도)에 인공섬을 만들고, 이 지역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등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과시해왔다.
워싱턴이그재미너는 이날 성명에 대해 “미국이 남중국에서 중국에 맞서 군사력을 사용하기 위한 법적인 근거를 조용히 닦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4, 5월 잇달아 남중국해 일대에 B-1 전략폭격기 등 전략자산을 전개했고, 중국의 인민해방군 훈련에 맞대결이라도 하듯 4일 남중국해에서 동시에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였다. 미국은 당시 이례적으로 니미츠함과 로널드레이건함 등 2척의 항공모함을 동시에 투입했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