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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통 민화, 단순한 아름다움 매력”

“한국전통 민화, 단순한 아름다움 매력”

Posted October. 01, 2019 09:09,   

Updated October. 01, 201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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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 민화(民畵)와 현대미술 팝아트의 결합을 시도한 영국 작가 스티븐 윌슨(41)이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르브리스톨 호텔에서 양해일 디자이너와의 협업 작품을 선보였다. 둘의 협업은 양 디자이너의 옷에 월슨 작가가 민화를 연구해 얻은 문양을 넣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윌슨 작가는 미술, 타이포그래피, 그래픽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독창적인 팝아트 작품을 만들어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패션쇼를 마친 뒤 호텔에서 인터뷰에 응한 윌슨 작가는 “민화 중 특히 ‘호도(虎圖)’를 좋아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처음 호랑이가 그려진 민화를 봤을 때 단순하면서도 정말 아름답고 특이하다고 느꼈다. 곧바로 이를 작품에 응용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그는 양 디자이너의 화려한 드레스에 팝아트로 재해석한 알록달록한 호랑이 문양을 넣어 프랑스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그는 호도를 비롯해 화훼도, 모란도, 어해도 등 한국 민화가 요즘 서양 작가들에게 상당한 영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사물의 서로 다른 측면을 쪼개듯 여러 시점에서 그리는 민화의 제작 방식은 현대미술의 거장 파블로 피카소의 ‘큐비즘(Cubism)’과도 비슷한 측면이 많다. 월슨 작가는 “부채 등 민화 속 모양과 무늬들도 매우 인상적이다. 이를 제대로 재해석하기 위해 집중했다”고 말했다.

 한국을 수차례 방문했다는 윌슨 작가는 케이팝 등 한류 열풍의 원인을 한국인 특유의 에너지에서 찾았다. 그는 “작업을 위해 한국을 찾을 때마다 한국인 특유의 열정과 빠른 일처리에 놀란다. 한국 문화가 세계 각국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윤종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