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삼성 ‘트랙맨’

Posted August. 07, 2018 09:17,   

Updated August. 07, 2018 09:17

日本語

 올여름 KBO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팀을 꼽으라면 사자군단 삼성이다.

 6일 현재 7, 8월에만 15승 9패 2무의 성적을 거두며 8위에서 6위까지 도약했다. LG, 넥센과 함께 4위 싸움을 하고 있다. 후반기 평균자책점 2위(3.38)를 기록하는 등 단단해진 마운드에 박한이(39), 권오준(38) 등 베테랑의 활약에 힘입어 팀 분위기가 살아났다.

 올 시즌 삼성이 국내 구단 중 최초로 도입한 ‘트랙맨 베이스볼’(이하 트랙맨)도 숨은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삼성은 전력 분석, 선수 부상 방지 등을 위해 군사용 레이더 기술을 활용해 투·타구 정보를 분석하는 트랙맨을 도입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심창민(25), 최충연(21) 등 젊은 선수들은 훈련을 마치고 야간에 데이터 분석관을 찾을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타자 김헌곤(30)이 대표적인 사례다. 평소 낮은 타구 각도로 땅볼 비율이 높아 고민이었던 김헌곤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트랙맨 데이터를 토대로 안타를 만들어내기 좋은 타구 각도를 찾는 데 주력했다. 스윙 궤적을 손보고 우중간으로 공을 띄워 치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김헌곤의 지난 시즌 51.14%였던 땅볼 비율은 올 시즌 43.39%로 줄었고, 대신 라인드라이브 비율이 지난해 18.75%에서 올해 27.12%로 늘었다. 타구 각도가 전반적으로 높아지면서 타율도 따라 올라갔다. 김헌곤은 6일 현재 0.312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개인 최고 시즌 기록(지난해 0.264)보다 거의 5푼 가까이 올랐다. 리그 전체 27위다.

 이런 데이터는 유망주들의 부상 발견 및 방지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시즌 초부터 선발 한 축을 책임진 신인 투수 양창섭(19)은 데이터상으로 이상 징후가 드러나 집중 관리에 들어간 케이스다. 4월 11일 등판에서 평소보다 릴리스 포인트의 높이가 낮고 좌우 폭이 넓어졌다는 분석 결과가 나온 것. 통상 팔이 벌어질수록 어깨에 부담을 주는 것으로 파악한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릴리스 포인트의 변화는 눈으로 측정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구체적인 데이터가 나오면서 변화를 알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2군으로 내려가 쇄골통증을 발견한 양창섭은 재활에 집중해 6월 20일 1군으로 돌아왔고 최근 3연승을 달리는 등 복귀 후 7경기에서 4승을 챙기며 선전하고 있다.

 물론 트랙맨 데이터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구단들은 트랙맨 데이터가 유의미한 자료가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2, 3시즌의 축적된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기량 발전의 원인을 데이터 분석만으로 돌리기도 어렵다. 아직도 현장에서는 데이터 분석을 훈련에 어디까지 적용할 것이냐에 대한 엇갈린 목소리가 나온다.

 그럼에도 이런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 추세인 건 확실하다. 삼성 외에도 올 시즌 두산, 한화, 롯데, NC 등이 1, 2군 내지 1군 구장에 트랙맨을 도입해 자료 분석을 하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미국 MLB나 일본 NPB에서 활용하는 세계적인 트렌드를 도입함으로써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부분도 크다”고 설명했다.


강홍구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