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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시인 황인숙 장편소설 도둑괭이 공주 일독자들이 돈 모아 일

고양이 시인 황인숙 장편소설 도둑괭이 공주 일독자들이 돈 모아 일

Posted June. 18, 2014 03:30,   

일본인 독자들의 십시일반으로 출간 비용을 마련한 한국 작가의 소설이 일본어판을 내게 됐다. 고양이 시인으로 유명한 황인숙 시인(사진 왼쪽)이 2011년 펴낸 장편소설 도둑괭이 공주(문학동네사진 오른쪽) 얘기다.

일본 도쿄의 한국문학 전문 출판사 쿠온은 지난해 연말 이 책의 출간비용 중 50만 엔(약 500만 원)을 목표로 클라우드 펀딩(출간 취지를 알리고 비용을 출연받는 형태)을 모금한 결과 2개월여 만에 목표액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김승복 쿠온출판 대표는 일본인 50여 명이 펀딩에 참여해 예상보다 빨리 목표액을 넘었다며 펀딩에 참여한 이들 대부분이 한류 팬이었다고 말했다.

이 책의 일본어판 출간은 일본의 출판 전문 펀드 1호 사업의 결과물이라는 상징성도 있다. 이 펀드는 일본 출판계에서 유통과 인쇄 분야의 대표 업체인 일본출판판매주식회사와 대일본인쇄주식회사, 클라우드 펀드 전문회사인 그린펀드의 합작으로 공모를 시작했다.

도둑괭이 공주는 등단 때부터 고양이를 소재로 한 작품을 꾸준히 써 왔고 동아일보에 황인숙의 행복한 시읽기를 연재 중인 황 시인의 첫 장편소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하면서 동네에 버려진 고양이를 돌보는 화열이 주인공으로, 주인공이 길고양이와의 우정과 고양이를 사랑하는 타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가는 과정을 그렸다. 8년째 자신의 자택이 있는 서울 용산 부근 길고양이를 돌봐 온 작가의 실제 체험이 녹아 있는 작품으로 세계적인 고양이 애호국인 일본과 궁합이 딱 맞는다.

일본어판은 올가을 출간을 목표로 일본어 초벌 번역을 마쳤다. 쿠온출판이 2007년부터 펴내고 있는 새로운 한국문학 시리즈의 11권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 시리즈는 한강의 채식주의자, 김중혁의 악기들의 도서관, 구효서의 나가사키 파파 등 2000년대 이후 발표된 소설을 일본어로 소개하고 있다.

김 대표는 벌써부터 출판사로 e메일을 보내 일본어판의 출간 시기나 한국어판 원문을 구할 방법을 문의하는 일본인 독자도 있다며 펀드 공모가 출간 비용 조달은 물론이고 일본 내에서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일석이조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