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북-미대화재개 신호탄 될지 촉각

Posted August. 29, 2013 04:21,   

日本語

로버트 킹 미국 북한인권특사(사진)가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의 석방을 위해 30일 방북한다고 미 국무부가 27일(현지 시간)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북한 당국에 체포돼 억류 중인 배 씨가 10개월 만에 석방될 것으로 보인다. 킹 특사의 방북은 최근 대화 모드로 접어든 남북 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정부 당국은 보고 있다.

국무부는 일본 도쿄를 방문 중인 킹 특사가 30일 북한으로 건너가 31일 귀환할 예정이라며 킹 특사는 북한 당국에 인도적 차원에서 배 씨를 용서하고 특별사면 하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킹 특사 방북은 사전에 북한 당국과 조율된 것으로 보여 배 씨가 킹 특사와 함께 31일 북한을 나올 가능성이 크다.

2011년 12월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김정은 3대 세습 후계자의 통치가 시작된 뒤 미국 고위관리가 북한을 공식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방북이 향후 북-미 대화 재개에 긍정적인 계기가 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우다웨이()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26일 방북해 27일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을 만나 6자회담 재개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와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다음 달 초 한중일 3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북한은 미국과의 고위 당국 간 대화를 제의한 데 이어 최근에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방중을 통해 중국의 지원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가시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킹 특사의 방북이 북-미 대화 진전의 계기가 될지는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해 어떤 진전된 제안을 내놓는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그동안 북-미 직접 대화를 위해서는 북한 측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정부 당국자는 킹 특사의 방북 목적이 케네스 배 석방에 국한돼 있지만 북한이 인도적 지원 등에 대해 미국에 전향적 메시지를 보낸다면 분위기 전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정부가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관광 재개 등 현재 남북 간의 현안이나 대북 인도적 지원 문제를 접근하는 데 운신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개성공단 정상화와 금강산 재개에 적극 나서는 것은 경제적 이유 이외에도 미국과의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기 때문이라면서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의 고립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김철중 기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