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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납 섞어 가짜 암치료제 제조 (일)

Posted May. 04, 201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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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환자인 A 씨는 지난해 3월 더는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암세포가 퍼졌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인터넷에서 중국의 한 암센터 사이트를 발견하고 희망을 얻었다. 사이트에는 중국 내 중의학 대학을 졸업한 한국인 중의사 김모 씨(45)가 만든 핵약()이 소개돼 있었다. 핵약을 먹으면 말기 암 환자도 금방 치유된다는 내용이었다.

사이트에 따르면 김 씨는 중국 국가중의약관리국이 편찬하는 중국의약전서에 암치료전문의로 등재된 유일한 외국인 의사로 중국 내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었다. A 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아픈 몸을 이끌고 혼자 김 씨의 암센터가 있는 베이징에 가 핵약 2000만 원어치를 구입해 귀국했다. 그러나 약 복용 15일 만에 얼굴빛이 시퍼렇게 변하는 등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다 5개월 만인 지난해 8월 사망했다.

A 씨가 먹은 약은 소금과 법적 허용치의 4배를 웃도는 납 성분이든 원료로 만들어진 가짜 약이었다. 성분의 90% 이상이 소금인 약도 있었다. 사이트에 소개된 약력도 허위였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베이징 지역에서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는 행의 면허(중국 의료행위법상 특정 지역에서 진료를 할 수 있는 자격증)나 중의사 면허가 없었다.

국내의 말기 암 환자 159명은 광고를 보고 김 씨에게 전화를 걸거나 직접 중국을 방문해 상담을 했고 이 중 112명은 각자 1500만2800만 원어치의 2개월 치 약을 샀다. 김 씨가 2010년 1월부터 2011년까지 이렇게 번 돈은 22억 원이나 됐다. 경찰 확인 결과 이 약을 복용한 암 환자 중 30여 명은 사망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 등으로 김 씨를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손효주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