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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중학생의 뇌

Posted January. 31, 2012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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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이병()은 1999년 일본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처음 등장한 말이다. 진행자인 이주인 히카루가 나는 아직 중이병에 걸려 있다고 말하고 나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중학교 2학년생에게 나타나는 이 병은 무개념과 허세 부리기가 특징이다. 고대 이집트의 파피루스에도 요즘 애들은 버릇없어 걱정이라는 말이 기록돼 있다지만 요즘 중학생의 행동은 대학생도 겁낼 정도다. 북한이 쳐들어오지 못하는 이유가 중학생 때문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지난해 학교폭력 건수를 집계한 결과 총 7823건 가운데 중학교 폭력이 5376건(68.7%)으로 압도적이었다. 정부에서 운영하는 학교폭력예방센터가 집계한 지난해 폭력 피해 학생 상담(1440건)에서도 중학생이 49.9%로 절반을 차지했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30일 함께 어울려 다니던 친구를 집단폭행하고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감금한 뒤 이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여자 친구에게 보낸 중학생 3명을 구속하고 2명을 불구속했다.

정부가 왕따 폭력대책을 마련 중이다. 중학생의 뇌 구조를 이해해야 좋은 방안이 나올 수 있다. 인간의 뇌에는 숨쉬기 체온조절 등을 관장하는 파충류 뇌(뇌간), 감정 기억 성욕 식욕을 관할하는 포유류 뇌(변연계), 이성을 관장하고 충동을 조절하는 영장류 뇌(전두엽)가 함께 존재한다. 중학생 시절은 파충류와 포유류 뇌가 가장 발달하고 전두엽이 성숙하지 않은 시기다. 전두엽은 남자는 평균 30세, 여자는 24세에 이르러서야 완성된다.

공부하려고 책상에 앉으면 잠이 오는 것은 파충류 뇌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엄마가 불러도 대꾸조차 하지 않지만 음악소리가 나오면 몸이 절로 흔들리는 것은 포유류 뇌의 반응이다. 어른들이 큰소리로 야단칠 경우 아이들은 아드레날린이 과도하게 분비돼 감정의 홍수상태에 빠지고 뇌는 파충류 모드로 들어간다. 뱀이나 악어가 다른 동물의 접근에 공격 또는 도주하는 행동을 보이듯이 아이들도 그런 반응을 나타낸다. 전두엽이 미성숙 단계이니 나쁜 행동에 대한 죄책감이 없고 남의 아픔도 공감하지 못한다. 중학생의 뇌는 예측불허이지만 미완성이기 때문에 가능성도 크다. 교육과 선도를 통해 방향을 잘 잡아줘야 한다.

정 성 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