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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의 대화 심리전, 정부 대응 더 노련해야

[사설] 북의 대화 심리전, 정부 대응 더 노련해야

Posted January. 07, 2011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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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5일 공화국 정부 정당 단체 연합성명을 통해 우리와 손잡고 나가려는 사람이라면 누구와도 만날 용의가 있다면서 남조선 당국을 포함해 정당 단체들과 폭넓은 대화와 협상을 가질 것을 제의했다. 지난해 5월25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담화를 통해 남한 당국과 모든 관계를 단절하고 이명박 정권 임기중 당국간 대화와 접촉을 중단하겠다고 한 데서 180도 달라진 태도다.

북은 지난해 326 천안함 폭침과 1123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해 사과 한마디 없이 남북관계 악화 책임을 우리 정부에 떠넘겼다. 그러면서 우리와 손잡고 나가려는 사람이라면 과거를 불문하고 누구와도 만날 용의 운운해 누가 할 소리를 누가 하는 것인지 헷갈릴 뿐이다. 북한이 책임이 불분명한 정당 사회단체까지 대화 주체에 포함시키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전격 공개한 형식부터 대화 제의의 순수성을 의심케 한다. 국제사회의 제재를 풀고 인도적 지원을 끌어내 식량난을 완화하고 3대 세습을 안착시키려는 꼼수가 엿보인다.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 이후 국제사회의 고립으로부터 출구전략을 찾던 북한은 남북대화를 워싱턴(북미대화)과 베이징(6자회담)으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로 보고 있는 것 같다. 북한은 여기에 대화를 가장한 교란전술로 남남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기대와 계산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연평도 도발 직후 북한에 대한 비판 여론이 70%에 이르렀지만, 연말 연초 여론조사에서 대북강경책 고수보다 남북대화를 주문하는 여론이 늘어났다. 두 차례의 도발 이후 고조됐던 남한내 대북 비난 여론이 시간이 흐르면 수그러들고 전쟁이냐, 평화냐를 앞세운 좌파세력의 정치구호가 통하리라는 기대를 했을 법하다.

정부는 북한의 대화 심리전에 깔린 복선을 충분히 검토 분석한 바탕 위에서 노련한 대응을 해나갈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스티븐 보즈워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김성환 외교통상부장관이 5일 회동에서 대화를 위한 대화는 안되며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진정성을 먼저 보여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은 의미가 있다. 정부는 북한의 대화 제의가 진정성을 가지려면 먼저 도발을 사과하고 2005년 919공동성명에 따른 비핵화 의무를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점을 북에 똑똑히 인식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