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한 민군 합동조사단의 발표가 있었던 20일 오후 김정일 국방위원장 명의로 전군에 전투태세 돌입을 명령했다고 탈북자단체가 전했다.
탈북자 모임인 NK지식인연대는 25일 북한 내 통신원들을 인용해 20일 오후 7시경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이 3방송에 나와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김 위원장이 전군, 인민보안부, 국가보위부, 노농적위대, 붉은청년근위대에 만반의 전투태세에 돌입하라고 명령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3방송은 평양 등지의 가정에 스피커로 전달되는 유선 라디오방송망으로 북한 당국이 외부에 알리고 싶지 않은 정보를 주민들에게만 전달할 때 이 매체를 이용한다고 이 단체의 김흥광 대표가 설명했다.
오 부위원장은 공화국은 전쟁을 바라지 않지만 만약 미국과 일본을 등에 업고 남조선이 공격해오면 이번 기회에 조국해방전쟁(625전쟁) 때 다하지 못한 조국통일 위업을 반드시 성취하라는 것이 김 위원장의 명령이라고 강조했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또 북한 노동당은 천안함 사건 발표 다음 날인 21일 평양시를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서 적들의 보복에는 보복으로, 전면전쟁에는 전면전쟁으로!라는 구호 아래 군중대회를 열도록 산하조직에 지시했다고 NK지식인연대는 덧붙였다.
정부 당국자는 관련 첩보는 있으나 아직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당국자는 북한이 이번 사건을 내부 통제에 활용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선전선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오전 북한이 전투태세에 돌입했다는 소문이 금융시장에 퍼지면서 유럽발 악재로 개장 직후부터 약세를 보였던 주가는 훨씬 빠른 속도로 떨어졌고 원-달러 환율은 치솟았다.
신석호 kyle@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