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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밖에 없는 맞수 둘도없는 선후배

Posted October. 02, 2009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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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아이스하키 실업팀은 안양 한라와 하이원 단 두 곳뿐이다. 국내 라이벌 팀답게 두 팀의 경기는 언제나 불꽃이 튄다. 선수들 못지않게 두 감독도 마찬가지다. 줄곧 한라에서만 11년을 뛰다 지난해 감독으로 자리를 옮긴 심의식 감독(40)과 하이원 창단 때부터 5년간 팀을 맡고 있는 김희우 감독(42). 20년 넘게 라이벌과 동지 사이를 오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학 때부터 공격수-수비수로 맞붙어

이들의 인연은 대학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심 감독은 연세대 88학번, 김 감독은 고려대 85학번이다. 두 대학은 국내에서 오래된 아이스하키 라이벌. 두 감독도 두 대학의 정기전을 비롯한 각종 대회에서 경쟁자로 빙판에서 맞붙었다. 심 감독의 포지션은 공격수, 김 감독의 포지션은 수비수다. 서로 넣어야 하고, 막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실업팀에 와서도 이들의 라이벌 인연은 계속됐다. 심 감독은 난 한라에서 줄곧 뛰어왔다. 다른 팀에서 뛰던 김 감독과 맞상대를 하곤 했다고 밝혔다. 선수로서 끝날 것 같던 두 감독의 인연은 감독으로서도 계속됐다.

이런 질긴 인연을 예상이라도 했을까. 김 감독은 심 감독과 함께 이렇게 20년 넘게 라이벌 팀에서 인연을 이어올지 상상도 못했다고 웃었다. 역대 아시아리그 맞대결 전적은 한라가 16승 1무 14패로 하이원에 조금 앞서 있다. 지난 시즌에서는 3승 3패로 박빙이다.

대표팀과 국내 유이() 감독으로 동지

경쟁만 펼칠 것 같은 이들 감독의 관계는 동지로서도 인연이 깊다. 이들은 선수 시절 대표팀에서 주전 공격수, 수비수로 활동했다. 이들은 올해 3월 김 감독은 대표팀 감독, 심 감독은 코치로 뽑혔다. 이들의 지도 아래 한국은 2년 만에 디비전으로 승격되는 기쁨을 만끽했다. 내년에도 이들은 대표팀 감독, 코치로 활동할 계획이다.

심 감독이 한라 감독으로 취임하는 데 김 감독은 도움을 주기도 했다. 김 감독은 한라의 전 감독이 외국인이었다. 국내에 심 감독 같은 좋은 감독 후보가 많은데 왜 외국인이 맡아야 하나 싶어 한라는 무조건 이기려고 했다고 밝혔다. 결국 외국인 감독은 3년 만에 짐을 싸야 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심 감독이 들어왔다.

올 시즌 양 팀 감독의 목표는 아시아리그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이다. 얄궂게도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는 하이원과 한라의 경기. 두 감독은 최선을 다하겠다. 한국의 두 팀 모두 4강에 진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동욱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