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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 하늘문 절반은 열었다

Posted August. 26, 2009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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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꿈과 희망을 실은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가 성공적으로 우주에 올랐다. 국산 인공위성인 과학기술위성 2호를 싣고 있는 나로호는 25일 오후 5시 정각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의 발사대에서 힘찬 굉음을 내뿜으며 발사됐다.

나로호는 발사 직후 1단 로켓을 성공적으로 분리한 데 이어 발사 9분 뒤 지상 360km 상공에서 과학기술위성 2호를 초속 8km 우주궤도에 올려놨다. 나로호 발사를 총지휘하는 나로우주센터 발사지휘센터는 과학기술위성 2호가 성공리에 분리됐다는 신호를 포착하자 발사 성공을 선언했다.

이로써 한국은 국산 기술력으로 인공위성과 로켓을 만들어 자국 땅에서 쏘아올린 10번째 국가, 아시아에서는 4번째 국가가 됐다. 과학기술위성 2호가 26일 오전 4시 25분 대전 유성의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와 예정대로 교신에 성공하면 나로호는 완벽히 임무를 완수하게 된다. 과학기술위성 2호는 앞으로 2년간 하루 1314번씩 지구 주위를 돌며 각종 과학 연구와 환경 감시 업무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나로호 발사 과정은 긴장감과 땀이 흐르는 한 편의 드라마였다. 발사 15분 전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는 음성이 발사지휘센터에 울려 퍼지자 한승수 국무총리 등 정부 관계자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들의 표정엔 긴장감이 돌았다. 19일 첫 시도에서 카운트다운이 중단됐던 발사 7분 56초 전에 가까워지자 발사지휘센터 안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발사 3.8초 전 1단 엔진이 점화되며 나로호가 서서히 하늘로 떠오르기 시작하자 나로우주센터 내 곳곳에서 성공을 기원하는 응원 함성이 터졌다. 부르르릉 하는 엄청난 굉음을 쏟아내며 수직으로 솟아오른 나로호는 발사 33초 뒤 한 차례 더 흰 연기를 뿜어내며 남쪽으로 급격히 방향을 바꿔 서서히 시야에서 사라졌다.

나로호는 과학기술위성 2호를 보호하던 페어링(보호덮개)과 작동을 마친 1단 액체로켓을 성공적으로 분리하고 발사 9분 뒤 과학기술위성 2호를 고도 306km 상공에 성공리에 올려놨다. 위성이 나로호에서 성공적으로 분리됐다는 보고가 TV 화면에 뜨자 발사지휘센터에서 발사 장면을 지켜보던 관계자들 사이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날 발사 준비 과정 역시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긴장감 속에 진행됐다. 이날 오전에는 나로우주센터 서쪽에 뭉게구름이 형성되면서 낙뢰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또 나로호가 날아갈 비행 궤도에 국제우주정거장(ISS)과 우주쓰레기가 접근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면서 한때 또다시 발사가 연기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나로호는 일단 발사에는 성공했지만 과학기술위성 2호와 교신이 되느냐에 따라 최종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 과학기술위성 2호와의 교신은 발사 11시간 25분 뒤인 26일 오전 4시 25분경 처음으로 시도될 예정이다.

나로호는 길이 33.5m, 지름 2.9m, 길이 140t의 2단형 우주발사체로 총 5025억 원을 들여 1단 액체로켓은 러시아가, 상단 고체로켓은 한국이 맡아 공동 개발했다.



박근태 이현경 kunta@donga.com uneasy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