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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차 고임금 - 저생산성 위기

Posted June. 30, 2007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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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동차 산업은 가격경쟁력에서조차 일본에 따라잡히기 시작했습니다.

장마리 위르티제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은 27일 저녁 경남 남해시 힐튼리조트에서 열린 SM5 뉴 임프레션 발표회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기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하지만 한국 자동차업계의 노사 문제와 고임금, 저생산성 문제가 해결된다면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르노삼성의 현주소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어떻게 보십니까.

지금까지는 크게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고임금과 낮은 생산성, 환율 등으로 인해 급속히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어요.

위르티제 사장은 르노삼성이 한국에 진출한 2000년경에는 한국에서 자동차와 부품을 생산하는 것이 대부분 유리했지만 이제는 한국과 일본의 생산비가 거의 비슷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은 한국에 비해 임금이 높지만 그 이상으로 생산성이 뒷받침되고 있어 부품 단가는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문제가 가장 심각한가요.

한국과 일본의 부품업체를 놓고 생산 회사를 저울질하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부품의 질도 일본이 높습니다.

실제로 르노삼성은 최근 브레이크캘리퍼의 납품업체를 한국에서 일본으로 바꾸었다. 일본 부품업체에서 만들어 오는 것이 더 싸고 품질도 좋기 때문이다. 캘리퍼의 경우 관세와 물류비용을 포함해도 일본에서 들여오는 것이 10% 이상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자동차 산업의 문제점은 무엇인가요.

부품을 포함한 자동차의 전반적인 생산비용이 일본 수준에 접근하고 있는 상황에서 임금은 계속 올라가고 있지만 생산성은 크게 개선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임금 역시 한국이 아직까지는 일본에 비해 낮지만 머지않아 비슷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일본의 임금은 거의 정체상태인 데 반해 한국은 평균 6%가 오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생산성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45년 뒤면 전반적으로 한국의 생산비가 일본과 비슷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자동차 생산기지로서 한국의 미래는 어떻게 보십니까.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샌드위치론을 자동차 산업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기술력이 필요한 부품은 일본에서, 저가() 노동력이 필요한 부품은 중국에서 사다 쓰는 샌드위치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죠.

르노의 저가 차종인 로간의 개발을 주도한 그는 한국에서는 로간 같은 저가 차종을 생산할 이유가 없다며 중국 동남아시아 동유럽 등 한국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저임금 근로자들이 일하는 공장에서 만들어야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한국이 더는 저렴한 자동차 생산기지로서의 장점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현대자동차와 GM대우자동차 등도 수익이 많지 남지 않는 저가 차종은 중국과 인도 등으로 생산지를 옮기거나 이전을 추진 중이다.

르노삼성차의 미래는 어떻게 보십니까.

자동차 생산지로서 한국의 매력은 과거보다 떨어지고 있지만 르노삼성은 안정적인 노사 관계에다 조립 품질이 르노-닛산그룹의 어떤 공장보다도 높은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르노삼성은 국내 자동차업체 중 유일하게 노조가 없는 회사이기도 하다.

실제로 르노그룹은 한국 투자에 적극적이다. 내년과 2009년 전체 투자금액 중 20%를 한국에 쏟아 부어 중형차 이상의 차종을 생산하는 핵심기지로 활용하고 차종도 지금까지 닛산의 브랜드에서 르노브랜드로 점차 옮겨갈 계획이다.

위르티제 사장은 한국 자동차의 품질이 좋아지고 있는 데다 근로자들의 수준도 높아 노사관계와 고임금, 저생산성 같은 문제만 해결된다면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큰 힘을 발휘할 저력이 아직은 남아 있다며 말을 맺었다.



석동빈 mobid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