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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지골프장 개장 강행

Posted October. 05, 2005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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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체육진흥공단과 서울시 및 환경단체가 삼각 줄다리기를 하는 가운데 완공 후 1년 6개월간 방치됐던 11만 평 규모의 서울 난지골프장(9홀)이 4일 무료 개장했다.

공단 측은 한달 관리비가 1억5000만 원씩 들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더는 개장을 미룰 수 없다며 서울시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날 개장을 강행했다.

골퍼들은 밤을 꼬박 새우며 선착순으로 나눠 주는 입장권을 기다리는 등 개장을 반겼다. 그러나 서울시는 공단이 골프장 부지를 무단 사용하고 있다며 변상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고 환경단체는 골프장을 가족공원으로 전환하라며 5일부터 서울시청 앞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에 들어가기로 했다.

공단은 이날 오전 5시부터 선착순으로 손목 띠를 배부해 일출 시간인 오전 6시 28분 첫 티오프가 이루어졌다. 전날인 3일 오후 9시부터 골퍼들이 모여들었고 골프장 입구에서 취사를 하며 밤을 새우기도 했다. 총 24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골프장에 340여 명이 모여 100여 명이 빈손으로 되돌아갔다. 공단은 당분간 일요일을 제외하고 무료개장을 계속할 방침.

이날 오후 라운드에 나선 조정환(51) 씨는 입장권을 받기 위해 오전 4시부터 줄을 섰다며 서울시내에 골프장이 없어 외곽으로 나가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골프도 이젠 대중 운동이니만큼 서울시는 이같이 값싼 골프장을 더 많이 지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전 2시에 줄을 섰다는 김남수(39) 씨는 부대시설이 부족하고 선착순 부킹을 하다 보니 먼 지역에서 이용하는 사람은 불편한 만큼 인터넷 부킹을 했으면 좋겠다면서도 골프장의 수준은 만족한다. 이런 골프장이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시 최광빈() 공원과장은 골프장 부지 무단사용에 대해 앞으로 1년간 11억여 원의 변상금을 물릴 방침이라며 지금 당장 물리력을 행사하지는 않겠지만 문서상의 행정조치는 곧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공단 측은 법적 대응 및 그동안 개장하지 못한 데 따른 손해배상까지 고려하겠다는 입장.

한편 난지도 골프장의 가족공원화를 위한 시민연대 회원 30여 명은 이날 난지도 및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난지골프장을 백지화하고 새로운 공원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동대표 문국현(56유한킴벌리 사장) 씨는 경관이 좋은 난지골프장은 공원으로 최적지이며 하루 10만 명 이상이 사용할 수 있는 곳이다. 이런 곳을 하루 240명에게만 개방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며 공단이 골프장에 투입한 원금 146억 원을 모금해 변상해서라도 골프장을 시민들에게 돌려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원홍 황태훈 bluesky@donga.com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