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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북, 부시 국정연설 기회로 활용해야

Posted February. 03, 2005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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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새해 국정연설에서 북한에 대해 특별한 적대감을 보이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과 세계 여러 나라의 협력관계를 거론하면서 우리는 북한이 핵 야망을 포기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아시아의 여러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며 단 한번 북한을 언급했다. 이란과 시리아를 향해 테러 지원과 핵 활동 포기를 요구하면서 자유 확산을 촉구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북한을 악의 축과 폭압적 정권으로 규정했던 2002년 및 2003년 국정연설과 비교하면 올해 부시 대통령이 보여준 대북() 시각은 확연히 부드러워졌다. 북한을 이란이나 시리아와 구분한 것 자체가 큰 변화다. 부시 대통령이 북핵 문제를 6자회담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평가해도 좋을 것이다.

국정연설을 앞두고 북한과의 대화를 희망하는 미 정부 당국자들의 발언이 계속됐다는 점도 중시해야 한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6자회담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한국을 방문한 마이클 그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선임국장도 6자회담 재개 의지를 재확인했다. 부시 2기()의 대북 정책이 대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신호들이다.

우리는 부시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계기로 북한과의 대화가 재개될 여건이 조성됐다고 본다. 북한 또한 국정연설을 지켜본 뒤 6자회담 복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거듭 밝혀 왔다. 더 미룰 이유가 없다. 북한은 부시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대화 재개의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6자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진 뒤 북핵 문제는 악화됐다. 미 언론은 북한이 리비아에 핵물질을 수출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북한이 이번에도 대화에 응하지 않으면 감출 것이 많기 때문이라는 의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또다시 전제조건을 내건다면 대화를 거부하기 위한 핑계로 여겨질 뿐이다. 북한의 결단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