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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테러범 “내가 직접 변호”

Posted March. 19, 2019 07:48,   

Updated March. 19, 2019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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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러범은 후회하는 기색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나 비이성적인 행위를 저질렀음에도 정신 상태가 또렷했다.”

 15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 사원 두 곳에서 반자동 소총을 무차별 난사해 50명을 살해하고 50명을 다치게 한 테러범 브렌턴 태런트(29)의 국선변호인 리처드 피터스가 16일 첫 법원 심리 직후 현지 언론에 한 말이다.

 흰색 죄수복을 입고 무표정한 얼굴로 법정에 나온 태런트는 이날 피터스를 해고하고 “스스로 나를 변호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이민자 등에 대한 혐오로 가득한 장문의 성명서를 범행 직전 극우 성향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태런트가 자신의 재판을 극우 메시지 선전용 플랫폼으로 삼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범행 당일 태런트는 헬멧에 장착한 카메라를 페이스북에 연결해 끔찍한 학살 현장 상황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태런트는 뉴질랜드 경찰이 사용하는 e메일 총기 주문 양식을 써서 크라이스트처치의 총기판매점 ‘건 시티’에서 총기 4정과 탄약을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판매점 측은 “주문서와 태런트의 총기면허에 아무 이상이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업체가 평소 도로변에 ‘부모가 어린이들에게 총기 사용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문구의 대형 광고판을 내걸었던 것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의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이번 범행에 사용된 AR-15 반자동 소총은 지난해 미국 플로리다주 마저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 2017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맨덜레이베이 리조트, 2012년 코네티컷주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무차별 총기 난사 테러에 쓰인 것과 같은 총기다. 경찰에 따르면 태런트는 2017년 말부터 거주지인 뉴질랜드 남부 더니딘의 ‘브루스 라이플 클럽’에서 사격을 연습했다. 이 클럽은 18일 폐업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18일 각료회의를 소집하고 “총기법을 개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밤 희생자 일부에 대한 첫 장례식이 열렸다. 경찰은 “현장 증거 수집이 진행 중이지만 희생자들의 시신을 최대한 빨리 유족에게 인도하겠다”고 밝혔다.


손택균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