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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숙인 크라머르, 팀추월 동료 ‘개고기 식용 비난’

고개숙인 크라머르, 팀추월 동료 ‘개고기 식용 비난’

Posted February. 23, 2018 09:07,   

Updated February. 23, 2018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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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개고기 식용 문화를 비꼬는 발언을 한 동료를 대신해 네덜란드의 ‘빙속 황제’ 스벤 크라머르(32)가 고개를 숙였다.

 크라머르는 22일 강릉 휠라글로벌라운지에서 한국 취재진에게 “우리 나라와 우리 팀을 대표해서 사과한다”고 말했다. 휠라의 후원을 받고 있는 크라머르는 당초 라운지에서 가벼운 인터뷰를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21일 밤 네덜란드 선수들의 불미스러운 행동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졸지에 사과 기자회견이 되고 말았다.

 첫 번째 사건은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 경기 이후 열린 기자회견장에서 벌어졌다. 크라머르와 팀추월을 함께 한 얀 블록하위선(29)이 기자회견 말미에 “이 나라에서 개들을 더 잘 대해 달라”는 난데없는 발언을 하고 떠난 것이다.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딴 네덜란드는 이번엔 결선 진출에 실패해 동메달을 땄다. 크라머르는 “그의 발언은 이전에도 얘기해보지 않았던 것”이라며 “나는 한국 문화를 사랑하고 존중한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네덜란드 선수단 차원에서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곧바로 사과를 했다. 기자회견장을 찾은 예룬 베일 네덜란드 선수단장은 “오늘 아침 블록하위선과 대화를 한 결과 고의적으로 말한 게 아니었으며 사과하고 싶다는 말을 전했다”고 말했다. 징계를 받을 수도 있냐는 질문에 대해 베일 단장은 “고려 중이다. 추후 논의를 거쳐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덜란드 측은 ‘홀란드 하이네켄 하우스’에 있었던 한국인들의 부상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21일 밤 네덜란드 남자 팀추월 선수 4명은 메달 획득을 축하하는 의미로 주최 측이 준비한 대형 상패를 받았다. 선수들은 감사의 의미로 메달 모양의 이 상패를 관객석 쪽으로 전달했는데 워낙 크고 무거워 한국인 여성 2명이 맞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크라머르는 “일상적인 메달 세리머니였으며 다치게 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 피해 여성 두 분에게 찾아가 사과를 하고 괜찮다는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 크라머르는 기자회견에 앞서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한국어로 “부상당한 분들의 빠른 쾌유를 빈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박은서 cl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