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中 ‘화장실 혁명’ 과열... 5성 호텔급 공중화장실 등장

中 ‘화장실 혁명’ 과열... 5성 호텔급 공중화장실 등장

Posted January. 10, 2018 08:56,   

Updated January. 10, 2018 09:27

日本語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지시로 추진 중인 중국의 ‘화장실 혁명’이 목표를 초과 달성했음에도 5성급 호텔에 있을 법한 호화판 화장실 때문에 비판을 받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8일 중국 당국이 화장실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라고 당부하면서도 “‘5성급’ 화장실 건설에 대해서는 경고의 목소리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국가여유국 리진짜오(李金早) 국장은 최근 회의에서 화장실 건설이 ‘화려함’보다는 ‘편리함과 내구성’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화장실 혁명은 지저분하고 냄새나는 화장실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눈살을 찌푸리는 경우가 잦자 시 주석의 직접 지시로 2015년 4월 시작됐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 등 외국 매체들은 “시 주석이 화장실 개선을 통해 ‘인민의 지도자’ 이미지를 쌓으려고 한다”며 중국의 화장실 혁명을 주목했다. 

 일단 수치로는 합격점 수준이다.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당국은 지난해까지 3년 동안 10억4000만 위안(약 1700억 원)을 들여 당초 목표였던 5만7000개를 크게 웃도는 7만여 개의 화장실을 새로 짓거나 개·보수했다. 또한 올해부터 2020년까지 6만4000개의 화장실을 추가로 신설하거나 보수할 예정이다.

 문제는 일부 지역에서 ‘과잉 충성’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자치단체들 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최첨단 시설을 갖춘 초호화 화장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SCMP에 따르면 충칭(重慶)시의 한 화장실은 TV와 와이파이 시설은 물론이고 분수대와 자동 구두닦이 기계까지 갖추고 있다. 화장실 한 곳을 만드는 데 100만 위안(약 1억6000만 원)이 들었다고 한다.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관광지의 한 화장실은 내부에 소파 냉장고 정수기 전자레인지 등을 들여놓았다. 신화통신은 베이징(北京) 톈탄(天壇) 인근과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시의 한 공원 화장실에는 최첨단 안면인식 기능이 도입돼 하루에 같은 사람에게 화장지를 나눠주는 횟수가 제한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시행정이라는 비판 여론이 들끓자 당국은 현재 5등급으로 나뉜 화장실 등급 시스템을 3등급으로 간소화하고 화장실 시설 자체보다는 관리에 초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한기재 reco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