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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4세기 추정 제례용 ‘소형 경형동기’ 국내서 첫 발견

기원전 4세기 추정 제례용 ‘소형 경형동기’ 국내서 첫 발견

Posted September. 27, 2016 08:54,   

Updated September. 27, 2016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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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원전 4세기에서 기원전 3세기에 이르기까지 종교의례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소형 ‘거울모양동기(경형동기·鏡形銅器)’가 국내에서 처음 발견됐다. 중국 동북지방의 경형동기와 유사해 이 시기 청동기문화의 교류상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 자료로 평가된다.

 문화재청은 “한국문화재재단이 전남 함평군 상곡리 신축 부지 발굴 현장에서 청동기시대 토광묘(土壙墓)와 주거지, 초기 철기시대 석관묘, 삼국시대 주구(周溝·무덤 주변의 도랑) 등 총 21기의 유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중 초기 철기시대 석관묘 한 곳에서 경형동기 4점이 발견됐다.

 동기들은 무덤 안 북쪽 가운데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크기는 지름 6.2∼6.4cm. 지금껏 예산 동서리 등에서 출토된 비슷한 모양의 원개형동기(圓蓋形銅器)는 지름이 20cm가 넘는 대형이었다. 고고학계는 원개형동기의 크기에 따라 용도가 달랐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번에 발견된 경형동기 4개는 모양과 크기가 서로 동일해 같은 틀을 이용해 제작(밀랍주조 방식)된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것은 경형동기의 출토 위치가 시신의 목 주변인 점과 동기의 특정 부위가 닳은 점을 감안할 때 무덤 주인이 평소 사용하던 동기를 목에 두른 채 매장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석관묘 안에서 무기가 나오지 않은 걸 보면 무덤 주인은 정치권력자라기보다 신관(神官)에 가깝다”라며 “이런 맥락에서 경형동기도 종교적 권위를 상징하는 의기(儀器)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계는 경형동기가 주로 중국 동북지방에서 출토된 데 주목하고 있다. 기원전 3세기 이후 발생한 한반도의 세형동검문화가 시기적으로 앞서는 중국 동북지방의 비파형동검 문화로부터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은 사실을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김상운 기자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