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남북정상 내달 러시아 전승절 만남 결국 불발

남북정상 내달 러시아 전승절 만남 결국 불발

Posted April. 13, 2015 07:11,   

日本語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분단 70년간 지속된 (남북의) 긴장관계를 남북을 잇는 물길을 통해 완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남북을 관통하는 하천을 공동으로 관리하는 일부터 시작해서 남북이 서로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7차 세계 물 포럼 개회식 기념사에서 물과 관련한 국제적 분쟁이 국가 간 공유하천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공유하천을 슬기롭게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남북 관계가 장기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세계 물 포럼 개막에 맞춰 남북 간 공동 하천관리를 거듭 제안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남북 간 하천과 산림 공동관리를 북한에 제안한 바 있다. 이런 제안은 임진강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임진강 상류에 대규모 댐을 건설한 뒤 전기 생산과 용수 공급을 이유로 남쪽으로 물을 흘려보내지 않아 하류가 극심하게 말라가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20세기가 석유 시대인 블랙골드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물의 시대인 블루골드의 시대라며 이번 물 포럼은 (물 부족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해결하는 실행의 가치에 역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1996년 설립된 세계물위원회는 지구촌 최대 물 관련 국제행사로 세계 물 포럼을 3년마다 열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번 물 포럼에서 혁신적인 과학기술을 활용해 물 문제에 대한 도전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 경제성장의 기회로 바꾸고, 선진국의 기술과 경험을 개도국과 공유하는 국제적 협력 방안을 확대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17일까지 6일간 대구와 경북 경주시에서 열리는 물 포럼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3만50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물산업의 세계시장 규모는 2013년 기준 5560억 달러(약 608조 원)로 반도체나 조선시장보다 크다. 미국 포천지는 21세기 물산업이 20세기 석유산업을 능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개회식에서는 박 대통령과 함께 투르크메니스탄, 에티오피아, 헝가리, 타지키스탄 대통령, 모나코 대공, 모로코 총리 등 6개국 정상급 인사가 무대에서 밧줄을 잡아당기면 자격루(물시계) 모형에서 물이 나오는 퍼포먼스가 준비돼 있었다. 하지만 밧줄을 잡아당기는 순간 가로 2m, 세로 1.5m, 높이 3m 크기의 자격루 모형 자체가 왼쪽으로 무너지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박 대통령은 개회식에 앞서 정상급 인사들을 대구 달서구 계명한학촌 내 한옥으로 초청해 오찬을 했다. 계명한학촌은 계명대가 개교 50주년을 맞은 2004년 한국의 전통 문화를 알리기 위해 옛날 집과 서당을 재현한 곳이다. 이날 식사는 한글로 쓰인 최초의 조리서인 음식디미방의 조리법에 기초해 준비했다. 음식디미방은 15세기 경북 영양군 석보면 두들마을에 살았던 장계향 선생이 조선 중기 경상도 양반가의 146가지 음식 조리법을 한글로 적어놓은 백과서다.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