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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투자 평가손실 1조 2000억원

Posted October. 19, 2013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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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 금값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2011년부터 금 보유를 늘려 온 한국은행이 금 매입으로 21.5%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손실액은 1조2000억 원에 육박한다.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한은의 금 매입 손실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한은은 1998년 이후 13년 만인 2011년 40t의 금을 사들인 데 이어 지난해 30t, 올해 20t 등 최근 3년 동안에만 90t의 금을 사들였다. 이에 따라 한은의 금 보유량은 2010년 14.4t에서 현재 104.4t으로 7배 수준으로 늘었다.

문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크게 올랐던 금값이 올 들어 크게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은이 금을 사들이기 시작한 2011년 6월 온스당 1600달러에 육박했던 국제 금값은 올 초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이달 16일 현재 1282달러까지 하락했다. 이에 따라 한은이 사들인 51억8710만 달러 규모의 금은 현재 평가 가격이 40억7000만 달러로 추정된다. 3년 사이 금 매입으로 11억1730만 달러(약 1조1903억 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수익률은 21.5%에 이른다.

국내외 기관들은 경제 회복세로 금값이 앞으로 몇 년간 계속 하락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어 한은의 손실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실제로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금값이 2018년까지 계속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날 국감에서는 글로벌 경제 흐름을 분석하고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이 장기적 금값도 예측하지 못하고 국고에 손실을 끼쳤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김현미 민주당 의원은 한은이 금값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평가손실을 냈다며 국제적 투자손실에 앞장섰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중수 한은 총재는 금 보유를 늘린 것은 경제위기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위기 때는 금값이 다시 오른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한은의 부정확한 경제전망에 대한 비판도 많았다.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한은의 지난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7%로 실제 성장률(2.0%)과 1.7%포인트 차이가 나 국제통화기금(IMF)을 제외한 국내외 경제예측기관 가운데 가장 오차가 컸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 민간소비 증가율 등 주요 경제지표에 대한 전망치 역시 민간 기관보다 정확도가 떨어졌다.

이 의원은 한은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가 거시경제 전망인데 이렇게 신뢰도가 떨어지니 정부나 기업이 한은을 믿고 따라가도 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