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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애호가인줄 알았더니

Posted March. 02, 2012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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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말 서울 마포구 망원동의 한 아파트 복도에는 파리가 날아다니고 구더기가 기어 나왔다. 악취도 진동했다. 모두 이 아파트에 사는 동물애호가의 집에서 나온 것이다. 주민의 신고로 한 동물보호단체가 들어가 본 집의 상태는 말 그대로 지옥이었다. 집 안은 고양이 시체와 배설물로 가득했고 구더기도 들끓고 있었다. 시체도 오래돼 말라비틀어져 있었다. 냉동고에는 새끼 고양이 수십 마리의 사체가 종이에 싸여 보관돼 있었다. 종이에는 너랑 살지 못해 미안해 사랑한다 아가야 등의 글귀가 적혀 있었다.

집주인 황모 씨(50세 전후여)는 홀로 살며 병든 고양이나 인터넷에서 무료 분양되는 고양이가 있으면 무작정 데려왔다. 황 씨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고양이 중성화 사업의 포획자로 활동하며 계속 고양이를 데려왔다. 불량한 위생 상태로 전염병이 옮는 통에 고양이들은 계속 죽어나갔다. 그의 행동은 동물을 기르는 것이 아니라 수집하는 애니멀 호더(animal hoarder)의 전형적 모습이다.

현행법상 동물 학대는 잔인하게 죽이거나 상해를 입힐 때만 적용돼 황 씨 같은 애니멀 호더들은 처벌이 불가능하다. 동물사랑실천협회 박소연 대표는 법적으로 학대의 범위를 넓혀 방치되는 동물을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웅 piba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