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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5시간 30분 철통보안 이틀 늦춘 사망발표 4대의문점 (일)

북5시간 30분 철통보안 이틀 늦춘 사망발표 4대의문점 (일)

Posted December. 20, 2011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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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매체들이 밝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시간은 17일 오전 8시 30분이다. 매체들이 보도한 시간은 19일 낮 12시로 사망에서 발표까지 51시간 30분이 걸렸다.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 34시간 만에 발표가 이뤄진 것에 비해 17시간 30분이 더 걸렸다. 이 시간 동안 북한 내부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왜 김 주석 사망 당시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을까. 4대 의문점을 정리해본다.

달리는 열차 안에서 사망?

북한 매체의 발표에서 가장 의아한 점은 현지지도 강행군을 이어가다가 열차에서 순직했다는 대목이다. 사망 당시 열차가 있던 위치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2008년 가을 노중풍(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왼쪽 팔과 손, 다리의 사용도 부자연스러울 정도였다. 따라서 김 위원장의 건강관리는 북한 당국의 최우선 과제였다. 그런데도 북한 당국이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을 전혀 발견하지 못하고 현지지도를 강행하도록 했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탈북자 출신인 안찬일 세계북한인총연맹 총재는 북한 최고통치자가 이동 중 사망했다는 것은 정말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한 내부에서 권력투쟁이 일어났거나 강경파가 일을 벌인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최근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서면서 강경파의 불만이 폭발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 매체의 보도를 기준으로 김 위원장은 사망 이틀 전까지 활발한 활동을 했다. 그의 마지막 공개 활동은 15일 평양 광복지구상업중심(대형마트)과 하나음악정보센터 현지지도였다. 이에 앞서 13일엔 평양방어사령부로 알려진 군부대의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했다.

부검을 실시한 이유는?

김 위원장 사망 이후 발표까지 북한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조선중앙통신이 밝힌 것은 18일에 진행된 병리해부검사에서는 질병의 진단이 완전히 확정됐다고 밝힌 것이 전부다.

김 위원장을 부검했다는 것은 그만큼 사망 원인에 대한 각종 설이 난무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스스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를 차단하기 위해 완전히 확정됐다는 강한 표현을 쓴 것으로 추정된다. 김 주석 사망 당시에도 북한은 사망 다음 날 부검을 실시한 바 있다.

또 북한이 밝힌 김 위원장의 사망 원인은 급성 심근경색과 심장성 쇼크였다. 김 주석의 사망 원인인 심각한 심근경색 뒤 심장마비와 놀랄 정도로 비슷하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북한 매체는 심근경색과 쇼크를 야기한 상황이나 과거 병력에 대해선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

김정은 체제 취약 암시?

전문가들은 북한에서 최고의 위기 상황에서 의사결정이 늦어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장의위원회 구성, 시신 안치 장소 등 장례 절차를 결정하고 후계 옹립조치를 취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는 점은 김정은의 권력기반이 아직 취약함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김 위원장이 1974년 후계자로 공식 임명돼 20년간 후계자로서 자리를 굳힌 뒤 권력을 물려받은 반면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석상에 등장한 지는 1년 2개월여밖에 지나지 않았다. 더욱이 김정은의 나이는 올해 29세에 불과하다.

백승주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북한 내부적으로 권력 승계 준비가 돼 있었는데도 장례 절차 등을 결정하는 데 많은 논의가 필요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급변사태 막기 위한 조치 있었나?

북한 지도부가 대규모 탈북 등 급변사태를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흘렀을 가능성도 있다. 대북 매체인 데일리NK는 18일 오전 1시경 북한 국경경비대에 국경을 봉쇄하라는 특별경비 지시가 하달됐다. 퇴근했던 군관들이 부대에 복귀하고 평상시 2인 1조 근무도 4명으로 늘렸다고 전했다. 열린북한방송은 중국 주재 북한대사관과 영사관의 주요 일꾼들이 주말에 소환돼 북한으로 돌아갔다며 긴박했던 분위기를 소개했다.

또 북한 매체의 보도대로라면 현지시찰을 가던 최고지도자가 열차 안에서 급사함에 따라 지도부에 긴급히 연락을 취하고, 김 위원장을 병원으로 후송하는 등 혼란이 벌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장택동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