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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원작 한국뮤지컬 국제무대 역수출

Posted June. 26, 2008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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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무대를 향한 한국 뮤지컬계의 발걸음이 바쁘다.

한국과 미국의 브로드웨이 뮤지컬 제작자들이 25일 뮤지컬 드림걸즈의 공동 제작에 들어갔다. 이어 한국과 체코 제작팀이 7월부터 체코 뮤지컬 햄릿의 공동 제작에 들어간다. 한국의 창작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는 7월 하순부터 한 달여간 일본에서 라이선스로 공연될 예정이다.

이처럼 국내 뮤지컬이 해외 뮤지컬을 수입해 소개하는 차원을 넘어 해외 뮤지컬 시장에 진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한국 뮤지컬의 글로벌 성장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한국이 18년 만에 부활시키는 드림걸즈

드림걸즈는 1981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뒤 18년 동안 공연되지 않았던 작품. 2005년 영화 드림걸즈가 흥행하자 오디뮤지컬컴퍼니의 신춘수 대표는 뮤지컬로 제작하기로 마음먹고 지난해 프로덕션을 만들었다. 여기엔 리슨 등을 만든 원작의 작곡가 헨리 크리거 씨와 현재 브로드웨이에서 코러스라인의 프로듀서로 활약 중인 존 브를리오 씨를 비롯해 아이다 나인 헤어스프레이 42번가 등에 참여했던 조명 의상무대 디자이너 등이 합류했다. 1년간의 준비 끝에 2009년 개막을 목표로 25일 본격적인 제작에 들어간 것이다. 예상 제작비는 100억 원.

공동 프로듀서인 신 대표는 새롭게 만들어진 드림걸즈는 2009년 한국에서 초연된 뒤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될 계획이라며 한국 공연뿐 아니라 미국 공연의 배우 캐스팅, 곡 선정, 대본 등 모든 작업을 함께한다고 말했다. 판권은 오디뮤지컬의 프로덕션이 갖는다.

한국 공연이 만들어낸 월드 버전 햄릿

뮤지컬 햄릿은 지난해 국내에 소개되어 시즌 1, 2가 만들어질 정도로 인기를 모았던 체코 라이선스 작품. 당시 흥행에 고무된 체코 원작자인 야넥 레데츠키 씨는 한국 판권을 계약했던 LMK사에 세계 공연을 위한 월드버전 제작을 제안해 공동 작업이 성사됐다.

김지원 LMK 이사는 한국 공연을 본 레데츠키 씨가 무대 의상 안무 등이 체코 원작보다 낫다고 생각해 공동 제작을 제안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월드 투어의 공연에서 나오는 수익과 로열티를 공동으로 배분하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판권은 LMK가 갖는 조건이다. 7월부터 제작에 들어가 8월 말 국내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한국, 소비시장에서 생산지로

지금까지 한국은 세계 뮤지컬 시장에서 소비 시장 수준으로 인식돼 왔다. 해외 뮤지컬을 국내에서 제작하는 경우에도 복제 생산 정도에 그쳤다. 오페라의 유령 맘마미아 등도 해외에서 제작한 설계도에 따라 그대로 제작됐다. 올슉업 등 일부 공연은 한국 제작팀의 재해석이 반영되기는 했으나 의상, 무대 디자인, 곡 순서 등을 일부 바꿨을 뿐이다.

드림걸즈와 햄릿은 이보다 한 계단 더 나간 수준이다. 해외 무대에서 올리는 뮤지컬을 한국에서 직접 제작하는 형식. 국내 제작진이 프로덕션을 만들고 미국과 체코의 스태프가 합류해 새로운 뮤지컬을 만들어 내놓는 것이다. 이 작품들은 한국에서 초연을 갖고 각각 미국 브로드웨이와 체코에서 막을 올린다. 햄릿은 이미 일본의 유명 뮤지컬 제작사 도호와 판권 계약을 협의 중이다.

뮤지컬 평론가 원종원 씨는 이에 대해 이러한 공동 작업이 이뤄지려면 산업적인 상호 신뢰와 예술적 평가가 잠재해야 한다며 한국이 단순한 소비 시장이 아니라 글로벌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할 수 있는 나라로 인정받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대표는 이제 한국 뮤지컬 제작사가 브로드웨이에 진출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운 polari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