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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재촉에 부시가 짜증냈다

Posted September. 10, 2007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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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현장 모습은=노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에게 2차례나 북미 평화협정 사안을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고 물으면서 시작됐다.

노 대통령은 먼저 부시 대통령이 모두 발언을 할 때 (우리가 비공개 회담에서 나눴던) 평화체제 내지 종전선언에 대한 말씀을 빠뜨리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때 한국측 통역은 내가 잘못 됐을지 모르겠다(I think I might be wrong)는 말을 추가해 넣은 뒤 방금 했던 종전 선언 이야기를 내가 못 들었다. 그렇게 말씀하셨느냐고 통역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똑같은 이야기 아니냐. 김정일 위원장이나 한국 국민은 그 다음 말이 듣고 싶다고 재차 물었다. 한국 통역은 이 때도 김정일 및 한국국민 대목은 뺀 채 좀더 명확하게(a little bit clearer) 말해 달라고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뭘 어떻게 분명히 말씀드릴지 모르겠다며 같은 답을 되풀이 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감사합니다(Thank you, sir)라는 말을 두 번 반복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통역 탓 해명=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은 한반도의 새 안보체제에 대해 설명했으나, 미국 통역이 막연하게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라고만 전달했다. 부시 대통령은 충분히 설명했는데 왜 노 대통령이 자꾸 물을까라고 의아해 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청와대와 백악관이 공개한 발언록을 보면 청와대가 지목한 대목에서 미국 통역의 실수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한미간 물밑갈등=어색한 회담장면이 생중계된 뒤 워싱턴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기류가 강했다. 미국은 장기간의 노력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가 완성되는 것을 전제로 한 법률행위로 북미간 평화협정 체결을 구상하지만 한국정부는 비핵화 이전이라도 말로 하는 선언을 내놓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

실제로 부시 대통령은 TV 카메라에 공개된 10여분 동안 평화협정(Peace Treaty)를 거론했고, 노 대통령은 종전선언(Declaration)을 언급했다.



김승련 조수진 srkim@donga.com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