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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 나흘뒤가 김정일 총비서 추대 10주년

Posted August. 20, 2007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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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2830일 열기로 했던 정상회담 연기를 요청하면서 10월 초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북한이 10월 초를 택한 것은 여러 가지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일단 10월 8일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조선노동당 총비서로 추대된 지 10년째 되는 날이다. 김 위원장은 국방위원장, 군 최고사령관과 함께 노동당 총비서를 겸하고 있다.

선군()정치 하에서 국방위원장 직함보다 격이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북한에서는 형식적으로 당이 권력의 핵심이다. 특히 올해는 북한이 별도의 의미를 부여하는 이른바 꺾어지는 해이기도 하다.

이틀 후인 10월 10일은 조선노동당 창건 62주년 기념일이다.

결국 북한으로서는 수해 복구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두 개의 빅 이벤트 직전에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함으로써 김 위원장의 지도력을 대외에 과시하겠다는 전략을 세웠을 수 있다.

대남 전략 측면에서는 역시 남한 대통령 선거에 대한 영향력 극대화를 노린 택일로 보인다. 8월 말보다는 대선에 더 가까운 시점인 10월에 정상회담을 열면 대선판도에 좀 더 직접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제적으로는 6자회담 일정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핵과 안보 문제에서 철저히 통미봉남()으로 일관해 온 북한으로서는 북핵 폐기를 위한 6자회담의 2단계에 해당하는 핵시설의 불능화와 핵프로그램의 완전 신고를 다루는 6자 본회담과 6자 외무장관 회담이 마무리된 시점에 정상회담을 개최함으로써 남한의 비핵화 요구를 피해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태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