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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코지 대통령 당선

Posted May. 08, 2007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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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인들은 변화를 선택했다.

6일 치러진 프랑스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집권 우파 대중운동연합(UMP)의 니콜라 사르코지(52) 후보가 사회당의 세골렌 루아얄(53) 후보를 누르고 임기 5년의 대통령에 당선됐다.

과반수의 유권자는 분배에 치중해 온 사회주의적 관습을 타파하고 성장 위주의 과감한 경제 개혁을 이뤄 내겠다고 약속한 사르코지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유권자들은 35시간 근로제가 주는 달콤한 휴식이 아니라 더 일하면 더 벌 수 있는 사회를 택했고 성장 없이는 분배도 없다는 주장에 찬성표를 던졌다.

개표 결과 사르코지 후보는 53.06%를 득표해 46.94%의 득표에 그친 루아얄 후보에게 낙승을 거뒀다. 투표율은 1차 투표 때의 83.77%보다 높은 83.97%로 이번 선거에 쏟아진 뜨거운 열기를 입증했다.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예고한 사르코지 후보의 당선으로 프랑스는 정치 사회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큰 변화가 예상된다.

사르코지 대통령 당선자는 이날 당선 소감에서 과거와의 단절을 화두로 내세웠다. 엘리트 위주의 권위적인 정치, 각종 규제에 묶여 활력을 잃은 경제, 도덕적 해이를 조장하는 느슨한 사회보장제도로 대표돼 온 프랑스의 현주소와 단절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출생한 그는 전후 세대 정치인으로선 최초의 프랑스 대통령이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보다 22세나 어린 신세대 대통령의 탄생으로 프랑스 정치권에는 세대교체가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엘리트 정치인을 양성하는 국립행정학교(ENA)가 아닌 일반 대학 출신이어서 권위주의와 엘리트주의에 물든 프랑스 정치권에 과감히 메스를 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 분야에서도 적잖은 변화가 있으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사르코지 당선자는 친미주의자로 분류되고 있어 2차 대전 이후 줄곧 불편한 프랑스와 미국의 관계가 좀 더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회 분야에선 통합보다는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특히 반이민자 정책과 강경한 범죄 대책 때문에 이민자들을 중심으로 한 빈곤층 지역에선 그에 대한 반발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결선 투표 결과가 나온 6일부터 규모가 크진 않았지만 전국에 그의 당선을 반대하는 과격 시위가 벌어졌다.

프랑스 좌파는 이번까지 대선에서 3번 연속 패배함으로써 큰 위기에 직면했다. 루아얄 후보는 이날 지지자들의 낙담을 이해한다며 패배를 인정한 뒤 좌파의 개혁을 깊이 있게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좌파는 6월 중순의 총선거에서 우파를 이기고 좌우 동거정부(코아비타시옹)를 구성하는 데 성공할 경우 한숨을 돌리겠지만 반대의 경우엔 결정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사르코지 당선자는 16일 핵무기 비밀코드 인수를 마지막으로 시라크 대통령에게서 전권을 넘겨받는다.



금동근 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