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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핵실험에 무덤덤한 한국인들 놀랍다

Posted November. 02, 2006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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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월드컵 때 서울시청 앞 광장에 모인 인파처럼 북한 핵실험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했는데 한국 사람들은 너무 무덤덤하다.

독일 통일 협상과정에서 서독 정부의 특사()를 맡아 깊숙이 개입했던 호르스트 텔시크(66) 박사는 1일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북핵은 대단히 심각한 문제인데도 한국 사람들이 너무 평온한 것에 놀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독일 컨설팅회사인 텔시크 어소시에이츠 대표를 맡고 있는 그는 한독()산학협동단지(KGIT) 연구센터 개소식 참석차 방한했다.

텔시크 박사는 북핵 문제는 세계의 걱정거리라며 북한이 직접 한반도나 주변 국가에 핵폭탄을 터뜨릴 가능성은 없다고 보지만 핵무기가 다른 나라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무엇보다 북한이 핵물질을 테러집단 등에 유출한다면 세계는 엄청난 혼란에 빠질 수 있으며 그래서 모든 국가가 북한의 핵 문제를 제재하는 데 다 같이 힘을 쓰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한국 사람들이 이런 상황에서 평온한 것에 대해 많은 외국인이 놀라워한다. 한국을 잘 안다고 생각해 온 나도 놀랐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의 원인에 대해서는 자꾸 반복되는 안보불안 상황 때문에 안보불감증에 걸린 데다 현재의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카드가 없기 때문에 체념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안보불안을 해소하려면 주한미군의 존재가 중요하다고 텔시크 박사는 강조했다.

독일도 1980년 초중반에 미군 철수와 반미 시위가 많았고 일부 정치인도 그렇게 주장했다. 그러나 지금 그들은 대부분 통일된 후에 오히려 미군 주둔을 원하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미군 주둔으로 인해 얻는 경제적 정치적 혜택이 많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은 좀 더 현실적일 필요가 있다라고 충고했다.

텔시크 박사는 통일 되기 전까지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면서 통일 전에 미군이 철수한다면 많은 외국인 투자자는 한국에 대해 큰 불안을 느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으로 북핵사태가 어떻게 흘러갈지에 대한 의견을 물어 봤다. 쉽게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북한에 큰 영향을 주는 중국이 급속히 자본주의화하면서 안정을 원하고 있다. 중국은 북한이 마음대로 하도록 내버려두진 않을 것이다.

그는 아무리 설득이 힘들고 까다로운 상대라도 한국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대화로 풀어 나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과 긴밀히 협조해야 한다. 북한은 미국과 중국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는 상황을 잘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햇볕정책에 대해선 현재 상황으로는 햇볕정책이 실패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지만 별다른 대안이 없는 것도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또 독일도 햇볕정책과 비슷한 정책을 이어가 통일을 얻을 수 있었다면서 다만 독일의 경우 무조건 퍼주는 방식이 아니라 빌려주는 형식이나 조건을 달았다고 덧붙였다.



석동빈 mobid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