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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갈등사 속에서 찾는 미래

Posted September. 09, 2006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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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 정부의 생각처럼 보이는 이 글은 1966년 8월 주한 미국 대사가 미 국무부에 보낸 전문()이다. 미국 정부에도 한미 관계는 오래된 숙제와 같다. 왜 한미 관계사가 중요한가라는 질문으로 시작되는 이 책이 무게감을 가지는 이유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전시작전통제권 반환, 주한 미군기지 이전, 북한 핵 문제 등 최근 한국 사회의 상당수 현안이 미국과의 관계 문제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우선 이 책은 현재의 한미 갈등은 근래의 현상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한국인들이 막연히 미국을 가까운 우방으로 여기는 심리적 요인은 한미상호방위조약 이후 주한 미군이 소련, 중국이라는 거대 공산주의 국가의 지원을 받는 북한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 생존전략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1945년부터 1980년대까지 한미 관계는 수많은 갈등과 대립으로 점철돼 왔다고 주장한다. 북진 통일을 주장하며 미국을 괴롭힌 이승만 정부, 516군사정변 직후 박정희 대통령과 미국, 미국의 김종필 제거 계획, 1970년대 중반 핵무기 개발 시도 등 한미 대립의 역사를 꼼꼼히 설명한다.

한미 관계에서 별다른 마찰 없이 순탄하게 지낸 시기는 한국군이 베트남 파병을 본격화한 1965년 전후, 신군부 집권 직후인 1980년대 초가 유일했을 정도.

결론적으로 이 책은 동맹 나아가 혈맹이라고까지 불리는 한미 관계가 왜 지속적인 갈등에 휩싸일 수밖에 없는지 구조적으로 설명한다. 저자는 정치적 압력을 넘어 한국 내 새로운 정치세력 창출을 시도했던 미국의 태도 국가 전체보다는 정권의 안보를 최우선으로 삼았던 한국 정부의 미숙함을 꼽았다. 특히 저자는 미국 정책이 한국에 관철되는 과정을 보여 줬던 기존 한미 관계사 연구와 차별화하기 위해 미국 정책에 대응하는 한국 정부의 정책을 부각했다.

1952년 부산 정치 파동, 1963년 민정이양 번복, 1964년 한국군의 베트남 파병과 안보위기 조성, 1970년대 중반 코리아 게이트 등의 세밀한 사례 묘사는 과거의 학습 효과를 토대로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을 더욱 설득력 있게 만든다.



김윤종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