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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의경에게 명찰 달고 폭력시위 막으라 하나

[사설] 전의경에게 명찰 달고 폭력시위 막으라 하나

Posted January. 16, 20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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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파이프 시위대와 전의경이 대결하는 한국의 시위 현장은 세계에 볼거리를 계속 제공하고 있지만 볼거리가 하나 더 늘어나게 됐다. 살상무기로 무장한 시위대 앞에서 방패만 든 전의경이 진압복에 명찰을 달고 사열()받는 생도처럼 서있는 장면이다. 책임감 있는 시위진압이 이뤄지도록 명찰을 부착하라는 시민단체의 요구를 경찰이 받아들이기로 했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는 방석모의 철망에 가려 전의경의 얼굴이 분간하기 어렵다는 익명성이 면죄부가 돼 과격 진압을 부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얼굴을 가린 방석모의 철망은 전의경의 생명을 위협하는 돌멩이, 볼트너트, 쇠파이프, 죽창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익명성의 제거도 쌍방이 함께 해야 한다. 폭력을 휘두르는 시위대일수록 경찰의 채증() 카메라를 피하기 위해 붉은 복면으로 얼굴을 가리는 경우가 많다. 폭력 시위대는 익명성이 보장되고 진압하는 경찰만 이름을 드러낸다면 공격과 방어의 균형이 깨져 경찰의 진압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시위대에 희생자가 생기면 경찰청장이 물러나고 지휘체계에 있는 경찰 간부들이 줄줄이 문책을 당하다 보니 경찰의 사기가 이미 땅에 떨어졌다. 진압복 명찰 부착도 허준영 전 경찰청장의 사퇴로 기가 죽은 경찰 지도부가 전의경의 안전보다는 자신들의 보신()에 급급한 나머지 수용한 조치로 보인다.

작년 11월 15일 여의도 농민시위에서 부상을 당한 전의경은 220명이고 이 중 크게 다쳐 입원한 사람이 52명이나 된다. 선진국에서도 폴리스 라인을 침범하거나 폭력을 휘두르는 시위대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폭력으로 진압한다.

명찰을 부착한 전의경의 모습을 촬영해 인터넷에서 범죄자처럼 명예훼손하고 사적으로 위협하는 일이 생겨나지 않을지도 걱정된다. 시민단체들은 시위단체들에도 폭력을 휘두르지 말라고 요구해봤는지 알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