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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 아파트 뜬다

Posted August. 30, 2004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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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입주가 진행 중인 서울 서초구 서초동 주상복합아파트 아크로비스타. 단지 안에 61석의 입주민 자녀 전용 독서실이 개장돼 중고교생들의 발걸음이 잦다. 냉난방 조명 책걸상 시설이 첨단인 데다 관리교사까지 있어 사설 독서실보다 낫다는 평을 듣고 있다.

옆에는 입주자 전용 탁아방이 있어 전담 보육교사가 아이들을 돌본다. 미끄럼틀과 그네가 있고 레고, 다트 같은 장난감도 비치돼 있다. 부모들은 시간당 2000원씩의 추가 관리비를 내고 아이들을 맡긴다.

육아와 자녀교육에 초점을 맞춘 이른바 에듀(edu) 아파트가 최근 관심을 끌고 있다. 입주민들의 자녀교육 여건을 개선시켜 주고 사교육비와 육아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호응이 높다. 중고교생 학부모들은 내신 위주의 새로운 대입제도가 도입되면 에듀 아파트가 더 큰 효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듀 아파트의 진화=입주자 공동시설에 과외강사를 초빙해 학원 기능을 대행할 계획인 아파트가 늘고 있다. 세양건설은 최근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서 분양 중인 목동 세양 청마루의 입주자 자녀를 대상으로 2년간 외국인 영어회화 교육을 무상으로 시킬 예정. 유치원생과 초등생이 대상. 입주 2년 뒤에는 입주자대표회의가 관리를 맡아 유료로 전환된다.

최근 경기침체 속에서도 계약률 100%를 기록한 LG건설의 대구 달서구 월성동 상인 자이도 입주민 전용 영어마을을 운영할 계획이다. 역시 외국인 영어교사가 아이들을 지도할 예정.

독서실이나 TV과외 시청실, 다목적 세미나실을 설치할 예정인 곳도 많다. 쌍용건설은 분양 중인 부산 동래구 사직동 스윗닷홈 단지 내 TV과외 시청실과 인터넷을 통한 과제 작성에 도움을 주는 PC존 등을 만든다. 또 다목적 세미나실은 학생들의 그룹과외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와 이미 입주한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아이파크 등에는 보육교사가 있는 어린이놀이방이 있어 맞벌이 부부에게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교육시설이 아파트단지 안에 있으면 외부 유해 환경과 차단되는 데다 비용이 저렴한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아파트 안에서 대입도 준비한다=내신 위주의 대학입시제도 개선안이 발표됨에 따라 에듀 아파트는 더욱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교육컨설팅업체 부동산닷컴 하태웅 대표는 내신 과외를 받으려면 같은 학교 학생들이 모여야 하므로 일반 학원보다 아파트 공동체가 훨씬 더 효율적이라며 학부모와 자녀의 커뮤니티가 잘 운영되는 것이 대입의 관건으로 인식되고 있어 에듀 아파트의 진화는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건설업체도 마케팅 호재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최근 일부 건설사는 메이저 학원업체와 제휴하고, 아파트 내에서 저렴한 사교육이 가능한 시스템을 마련 중이다. 쌍용건설 손중태 주택사업담당 상무는 경기 상황이 좋지 않지만 실수요자들을 끌어들인다는 전략에 따라 이 같은 사교육 보조 인프라 구축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인직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