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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간 48개국 정상 축하순례

Posted May. 23, 2003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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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탄생 300주년(27일)을 기념하는 대규모 축제가 23일 개막됐다.

열흘 동안 계속되는 행사 기간에 48개국 정상이 이곳을 찾을 예정이어서 러시아 제2의 도시로 옛 제정 러시아의 수도였던 상트페테르부르크가 오랜만에 전 세계의 눈길을 끌게 됐다.

23일 얼음궁전(빙상경기장)에서 열린 개막행사에는 블라디미르 야코블레프 시장과 세르게이 미로노프 상원의장 등이 참석했으며 이곳이 고향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발렌티나 마트비엔코 북서지역 대통령전권대표를 대신 보냈다.

푸틴 대통령은 이곳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27일)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31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6월 1일) 등과 연쇄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30, 31일에는 독립국가연합(CIS) 정상회의와 러시아-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차례로 열리고 31일 저녁에는 40여개국 정상이 모여 만찬을 함께한다.

다음달 1일 축제가 끝나도 비공식 축하행사는 연중 계속된다. 모두 2700여개의 크고 작은 문화예술, 학술 행사가 이어진다. 8월 1117일은 한국을 소개하는 한국주간으로 선포됐는데 한-러 양국은 노무현()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시기를 이에 맞추고 정상회담도 모스크바가 아닌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가지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표트르 대제가 서구화를 앞당기기 위해 1703년부터 네바강 하구의 늪지대에 짓기 시작한 도시. 200년 동안 제정 러시아 수도였고 1917년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난 혁명의 도시이기도 하다.

소련 정권은 수도를 모스크바로 옮겼고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이름도 혁명 지도자 블라디미르 레닌의 이름을 따 레닌그라드(레닌의 도시)로 바꿨으나 1991년 소련 붕괴와 함께 옛 이름을 되찾았다.

250여만점의 미술품을 소장해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로 꼽히는 에르미타주 미술관과 러시아 발레의 본산인 마린스키 극장 등 수많은 문화유적 덕분에 도시 전체가 박물관이라고 일컬어진다. 또 70여개의 강과 운하, 100여개의 섬으로 이뤄져 600여개의 다리로 이어진 물의 도시로 북국의 베네치아로도 불린다.



김기현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