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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카, 文대통령 부부 취미도 사전조사

Posted March. 13, 2018 08:12,   

Updated March. 13, 2018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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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명에 많은 것을 맡기고 싶지는 않았다.”

 이방카 트럼프 미국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11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북한과 미국 간 대화 국면을 여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 자신의 지난달 방한 성과는 철저한 사전 준비 덕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WP에 따르면 이방카 보좌관은 평창 겨울올림픽 폐회식 참석차 미 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하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들에게 북핵 위기에 대한 정보뿐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등 ‘질문 폭탄’을 퍼부었다. 한국으로 향하는 기내에선 관련 보고서를 몇 시간 동안 정독했다. 청와대에서 ‘비빔밥 만찬’을 가졌을 때 이방카 보좌관이 K팝 이야기를 꺼내며 김 여사와 수다를 즐길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 같은 준비 덕이었다는 것이다. 대표단 일원으로 함께 방한했던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방카 보좌관은 만찬 대화를 100% 이끌었다. 이방카 보좌관은 금세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이뤘고, 대통령 부인과도 좋은 케미스트리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방카 보좌관은 또한 미 정부 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방한하는 만큼 북한 대표단이 갑작스럽게 악수를 청해오는 조우 가능성에 대비해 참모진과 함께 대응 시나리오를 철저하게 점검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방카 보좌관은 폐회식 때 천안함 폭침의 주범으로 알려진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 근처에 앉았으나 눈길도 마주치지 않았다. 그는 인터뷰에서 “한국 국민의 눈앞에서 친선을 도모하는 일과 수많은 사람을 죽인 남자(김영철 지칭) 바로 옆에 앉아 있기도 해야 하는 일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는 것은 결코 간단치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WP에 전한 성명에 “모두가 이방카를 사랑하고 존경한다. 항상 최상급으로 일을 처리한다. 나를 대표해 한국을 찾아 놀라울 정도의 환대를 받았다”고 적어 딸에 대한 깊은 신뢰를 보냈다. 최근 백악관 내 영향력을 두고 이방카 보좌관과 마찰을 빚은 것으로 알려진 존 켈리 비서실장도 대변인실을 통해 “(이방카 보좌관은) 최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성공적인 방한 일정을 치렀다”고 칭찬했다.


한기재 reco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