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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에 사드 보복하면서 북핵 제재는 시늉만 하는 중국

롯데에 사드 보복하면서 북핵 제재는 시늉만 하는 중국

Posted December. 03, 2016 08:52,   

Updated December. 03, 2016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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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당국이 베이징 상하이 청두 등지 150여개 롯데 점포와 롯데케미칼 롯데제과 등 현지 공장에 일제히 세무조사 및 소방안전 위생 조사를 하고 있다. 정부가 특정 외국 기업 한곳을 찍어 전 지역 법인을 무차별 조사한다는 것은 롯데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부지를 제공한 데 대한 보복성이 짙다. 사드배치를 둘러싸고 중국이 치졸한 보복은 처음이 아니다. 한국 드라마 등 프로그램방영과 한국연예인의 광고출연을 전면 금지하는 ‘한류 제한령’에 이어 단체관광객 규제조치까지 할 태세다.

 최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제(APEC) 페루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은 “중국은 앞으로 더 문을 열고 경제적 자유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외교적 사안에 불만이 있다고 민간기업에 치졸하게 보복하는 식으로 국제무역 질서를 흔들어 대면서 자유무역을 말할 자격이 있는 지 묻고 싶다. 이런 식으로 보복을 하는 정부에 어떤 외국기업이 믿고 투자를 하겠는가.

 김장수 주중대사는 군 출신으로 사드에 관한 우리 입장을 가장 잘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이다. 국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김 대사는 올 1월부터 8월 말까지 96차례 공식 활동에서 중국 인사 면담은 27차례, 그것도 한반도 정세 관련 면담은 13차례에 그쳤다. 중국 측이 안 만나 준다고 주저앉아있을 것이 아니라 백방으로 찾아다니며 우리 입장을 설명하고 부당한 조치에 항의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롯데쇼핑의 경우 3분기 중국과 홍콩 등 현지법인에서만 14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실적이 좋지 않다. 이참에 우리 기업들도 대 중국 수출비중을 줄이는 장기 전략을 생각해볼 때다. 한국의 지나친 중국 수출의존도(2000년 10.7%에서 2015년 26%로 급등)를 낮춰 수출선을 다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허문명논설위원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