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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침략전쟁 사죄” 미카사노미야 친왕 100세에 별세

“일 침략전쟁 사죄” 미카사노미야 친왕 100세에 별세

Posted October. 28, 2016 09:51,   

Updated October. 28, 2016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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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로히토(裕仁·1901∼1989) 일왕의 막냇동생이자 아키히토(明仁) 현 일왕의 작은아버지인 미카사노미야 다카히토(三笠宮崇仁·사진) 친왕이 27일 오전 입원 중이던 도쿄 시내 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100세.

 1915년 다이쇼(大正·1879∼1926) 일왕의 넷째 아들로 태어난 그는 1943년에 육군 참모로 중국 난징(南京)에 부임했으며 전시 일본군 최고지휘부인 대본영에서 참모로도 활동했다.

 전쟁의 참혹함을 목격한 그는 이후 평화의 소중함을 일관되게 호소해 왔다. 저서에서 “지금도 양심의 가책이 되는 것은 당시 전쟁의 죄악성을 충분히 인식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적었다. 전시 일본군의 잔학 행위를 보고 장교들에게 “약탈·폭행을 하면서 무슨 ‘황군(皇軍)’인가. 일반 민중을 괴롭히면서 ‘성전(聖戰)’은 또 뭐냐”며 반성을 촉구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전후 도쿄대 문학부에 들어가 역사학을 전공한 그는 1955년부터 도쿄여대, 아오야마(靑山)학원대 등에서 교편을 잡았다. 라디오와 TV 교양방송에 출연해 ‘학자 친왕’, ‘학자 전하’로 불렸으며 일본오리엔트학회 회장도 지냈다.

 그는 1998년 장쩌민(江澤民) 당시 중국 국가주석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전쟁 중 육군 장교로 난징에 주둔한 적이 있다. 일본군의 폭행을 직접 보고 지금도 부끄럽고 마음에 걸린다”며 “중국인들에게 사죄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에는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간토(關東) 대지진 때 일어난 재일조선인 학살 사건에 대해 “잊어서는 안 되는 사실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1950년대에는 기원절(紀元節·건국기념일) 부활에 강하게 반대했고 왕실의 폐쇄성을 비판하기도 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