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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도 청년도 불행한 ‘연금개혁 없는 고령사회’

노인도 청년도 불행한 ‘연금개혁 없는 고령사회’

Posted December. 06, 2022 07:35   

Updated December. 06, 2022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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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사회는 가장 빠른 속도로 늙어가고 있지만 노후 대비는 부실해 가난한 노후를 맞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 생활을 보장하는 국민연금은 고갈 직전이고, 안정적인 노후를 위한 사적연금도 쥐꼬리 수익률로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고령화는 노인에게도, 부양 부담을 지는 청년에게도 모두 재앙이 되리라는 암울한 전망이다.

 올해 65세 이상 고령층은 전체 인구의 17.5%인 901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3년 후엔 고령 인구 비중이 20%가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하지만 ‘노후 준비가 잘돼 있다’고 자신하는 가구가 9%도 안 된다. 다른 선진국 노인들은 은퇴 후 여유로운 삶을 누리는 반면 한국 노인들은 70세가 넘어서까지 생업을 놓지 못하는 이유다.

 국민연금은 실질 소득 대체율이 31.2%로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평균(51.8%)보다 현저히 낮다. 이마저도 2055년경에는 적립금이 고갈된다. 5년마다 보험료와 급여 수준을 재조정해야 함에도 2007년 이후 방치해온 탓이다. 그동안 보험료를 낼 출생아 수는 반으로 줄고 받을 고령층은 2배가 됐다. 기금이 바닥나면 미래 세대가 30% 수준의 보험료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 청년들 사이에서 ‘국민을 상대로 한 다단계’라는 극단적인 표현이 나올 정도로 불신 받는 연금제도가 지속 가능하겠나.

 고비용 저효율 제도인 기초연금도 손봐야 한다. 연간 20조원을 들여 소득 하위 노인 70%에게 월 30만원을 주고 있지만 빈곤 개선 효과는 7%도 안 된다. 그런데도 국회에는 야당 발의로 월 40만원을 전체 노인들에 지급하는 법안이 계류 중이다. 지급액을 10만원 올리는 것만으로도 2040년엔 연간 지출액이 100조원으로 폭증해 공적연금제도 자체를 위협하게 된다. 지급 대상을 취약노인으로 좁혀 집중 지원할 필요가 있다.

 해외 선진국 노년이 안정된 이유는 노후보장과 재정 안정성이 균형을 이루도록 공적연금을 지속적으로 개혁하기 때문이다. 2004년부터 점진적인 연금개혁을 해온 일본은 올 4월에도 수령 시작 나이를 60∼75세로 늘린데 이어 최근엔 납부 기간을 64세까지로 5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국의 경우 선거 부담이 없는 내년 상반기를 넘기지 않겠다는 각오로 연금개혁에 임해야 한다. 공적연금을 보완할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제도를 확대하고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방안도 모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