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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가짜 경유’ 500만 L 만들어… 15억 챙긴 일당 검거

2년간 ‘가짜 경유’ 500만 L 만들어… 15억 챙긴 일당 검거

Posted April. 13, 2022 08:05   

Updated April. 13, 2022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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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박용 경유와 섞어 만든 저질 경유 500만 L를 제조해 판 일당 50명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이들이 2년 동안 저질 경유를 팔아 남긴 부당이득은 15억 원에 이른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2020년 초부터 지난해 말까지 선박용 경유를 일반 경유와 약 1 대 2로 섞어 전국 21개 주유소에서 판매한 일당을 석유사업법 위반 혐의로 최근 검거했다고 12일 밝혔다. 석유사업법에 따르면 등급이 다른 제품을 섞어 만든 저질 석유도 ‘가짜 석유’에 해당한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전남 여수시 인근 해상에서 유황 성분이 높은 선박용 경유 약 150만 L를 L당 400원에 불법 매입한 뒤 일반 경유와 섞어 저질 경유 약 500만 L를 제조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일당은 붉은색을 띠는 선박용 경유를 섞은 사실을 감추기 위해 전남 구례군의 한 유류 저장소에서 저질 경유의 색을 희석하기도 했다.

 이렇게 만든 저질 경유는 경기와 대구, 충북, 충남, 경북, 전북 등지의 주유소 21곳에서 L당 약 1400원에 판매됐다. 경찰은 저질 경유임을 알고도 판매한 주유소 운영자들도 함께 붙잡았다. 피의자들은 단속에 대비해 직접 거래하는 이가 아니면 서로 신원을 숨겼고,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대 저질 경유를 유통했다.

 경찰은 압수한 저질 경유 13만 L를 폐기했지만 이미 제조된 500만 L 가운데 대부분이 이미 시중에 유통돼 이를 구매한 차주 등의 피해가 예상된다. 선박용 경유에는 일반 경유(10ppm 이하)의 최대 50배(500ppm)에 달하는 황 성분이 포함돼 미세먼지를 다량 유발한다. 저질 경유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자동차 배기 밸브에 황 성분이 쌓여 출력이 저하될 소지도 있다.


남건우기자 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