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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만난 기시다, 文과는 회동 불발

Posted November. 04, 2021 07:23   

Updated November. 04, 2021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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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문재인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간 첫 만남이 불발됐다. 일제강점기 위안부 및 강제징용 피해자 해법을 두고 한일 정부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문 대통령이 임기 말 한일관계 모멘텀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 마지막 일정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국제메탄서약 출범식’에 참석했다. 당초 기시다 총리도 이 행사에 참석해 문 대통령과 조우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어 청와대는 한일 정상 간 짧은 만남이나 약식 회담 가능성에 대비했었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는 행사 참석 대신 기조연설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팜민찐 베트남 총리와 회담을 진행했다. 기시다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과도 서서 짧은 대화를 나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일 정상이 “연내를 포함한 (기시다 총리의) 조기 방미로 일미(미일) 정상회담을 여는 것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반면 문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기시다 총리에게 취임 축하 전화 통화만 한 상태다. 청와대 관계자는 “두 정상의 동선이 겹치지 않았고 만날 시간도 부족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글래스고를 떠나 마지막 방문지인 헝가리로 향했고, 기시다 총리도 글래스고에 머문 시간이 8시간밖에 되지 않아 만날 수 없었다는 것. 박수현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3일 YTN에 출연해 “이번에 만남이 이루어졌으면 좋았겠지만 다 만날 때가 있을 것이고 그 길을 향해서 가고 있다”며 “기후위기, 공급망 문제 등 이슈가 많은 글로벌 다자회의에 가서 일본 문제에 집중하는 것은 다자회의의 특성과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가 국제 외교 무대 데뷔전인 이번 COP26에서 미국 등 주요 정상과 만나면서 유독 문 대통령과의 만남이 불발된 데는 과거사 문제로 냉각된 한일 관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달 15일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과거사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해결을 요구하는 등 기존 입장을 고수해 한일 관계 험로를 예고한 바 있다.


부다페스트=박효목기자 tree6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