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심리치료사 즉각 투입 슬픔 극복 트레이닝

심리치료사 즉각 투입 슬픔 극복 트레이닝

Posted April. 22, 2014 03:44   

中文

2005년 8월 미국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등 남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1200명의 사망자를 낸 미국 최대의 자연 재해였다. 카트리나는 당시 물품 부족, 치료 지연 등의 문제점을 노출했지만 사전 예고가 돼 있었기 때문에 준비를 철저히 할 수 있었다. 당시 카트리나로 직격탄을 입은 지역은 3, 4개 주 정도였지만 응급대피소는 무려 31개 주에 1400곳이 마련돼 45만 명이 치료를 받았다.

응급대피소의 상당수는 심리적 트라우마 치료 전용으로 마련됐다. 심리치료소는 전미정신건강협회(NIMH)와 적십자사(ARC)가 공동으로 구축했다. ARC는 1992년부터 전미심리학회(APA)의 지원을 받아 재난대응네트워크(DRN)를 운영하고 있다. DRN은 각 주에서 공인받은 심리치료사를 양성하는 곳으로 이들은 재난 사고가 발생하면 곧바로 투입된다. DRN은 전문 심리치료사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하면 그 사고의 특성에 맞는 심리건강 치료 가이드라인을 신속하게 구축하고 치료소에 파견된다. 카트리나 때는 이틀 만에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졌다.

심리우선지원(PFA)이라 불리는 이 가이드라인은 피해지역 200여 곳에 배포돼 18만 명이 치료를 받았다. 가이드라인은 피해자 연대감 구축, 안전 확보, 심리적 안정, 정보 수집, 실용물품 지원, 지원그룹 형성, 치료정보 제공, 협력서비스 링크 등 8가지 행동수칙으로 구성됐다.

가이드라인은 피해자 심리 상태에 따라 4단계로 나눠 치료한다. 사전 단계(재난 이전), 충격 단계(사고 직후), 반응 단계(72시간 전후), 회복 단계(그 이후) 등으로 나뉜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는 반응 단계로 사상자 통계가 속속 발표되고 시신 확인 등의 절차가 이뤄지면서 피해자 가족들의 심리적 충격이 가장 큰 시기다. 현재 세월호 침몰 사고 피해자 가족들의 심리적 충격이 이 단계에 해당한다.

심리 치료는 매우 다양하고 생산적으로 이뤄진다. 칫솔과 머리카락에서 DNA 증거를 추출할 수 있도록 교육과 카운슬링을 해주고 피해자가 원하면 마사지세러피와 영적 지도자까지 동원한다. 또 사망자 가족을 위한 슬픔 극복 트레이닝도 진행한다. 회복 단계는 장기적 지원으로 가족들이 우울증이나 약물중독 등에 빠지지 않도록 돕는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