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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현대차를 구세주로 받드는 앨라배마주

[사설] 현대차를 구세주로 받드는 앨라배마주

Posted May. 23, 2005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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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앨라배마 주가 현대자동차 현지 공장 준공을 환영하고 지원하는 모습은 정부와 지역사회와 기업의 관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공장이 세워진 크렌쇼 카운티의 주민들은 쏘나타는 외제차가 아니라 국산이라며 우리는 모두 현대차를 타야 한다고 말한다. 주민들은 한국인 직원 가정의 후원자가 되겠다고 앞 다퉈 나서고, 문화축제를 열고, 교회와 학교까지도 환영 행사를 벌인다. 앨라배마 주는 현대에 대해 2억5280만 달러의 세금을 감면해 주고, 공장 진입로 건설에 앞장섰다. 모두가 2000여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준 데 대한 보답이다.

앨라배마 주 정부는 4만 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한 벤츠 혼다 현대 등을 위해 교육과 근로자 연수 프로그램까지 바꾸었다. 워싱턴포스트는 현대차 공장 준공에 맞춘 기사에서 앨라배마 주는 이들 자동차 업체를 구세주()로 본다고 보도했다. 현대차는 국내에서는 강성 노조에 시달리지만 앨라배마 공장에서는 근로자들에게서 노조는 필요 없다는 소리를 듣는다는 현지발 보도도 있다.

포드 GM 다임러크라이슬러 같은 미국의 빅3 자동차업체는 전미자동차노조(UAW)의 압력을 받아 시간당 임금이 20달러를 넘는 데 비해 현대는 시간당 14.46달러로 시작한다. 빅3는 퇴직자 80만 명과 가족에게 매년 110억 달러의 연금과 의료보험을 지급해야 한다. 이 같은 고비용으로 경쟁력을 잃은 GM과 포드의 회사채가 최근 투자 부적격인 정크본드로 추락했다.

미국 자동차공업의 메카였던 디트로이트에서 건전한 근로윤리가 쇠퇴하면서 자동차회사들은 근로자들이 땀 흘려 일하는 남부로 공장을 옮기고 있다. 세계시장에서 경쟁하는 대기업에는 국적도, 고향도 없다. 근로정신이 살아 있고, 규제 대신에 인센티브가 많은 곳을 찾는다. 경영권 개입과 규제에 집착하는 한국의 노조와 정부가 바로 봐야 할 현실이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이 준공식을 갖던 시간에 현대차를 키워낸 정세영 씨가 세상을 떠났다. 현대차가 고인의 업적을 뛰어넘어 도요타 혼다 닛산 이상으로 미국시장에서 성공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