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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씨, 파기환송심 첫공판서 검사와 입씨름

박지원씨, 파기환송심 첫공판서 검사와 입씨름

Posted December. 21, 2004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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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2일 대법원에서 현대비자금 150억 원 수수 혐의에 대해 사실상 무죄 취지 선고를 받은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한 달여 만인 21일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전수안) 심리로 열린 박 전 장관에 대한 파기환송심 첫 공판. 녹내장 치료 등을 위해 구속집행정지 중인 박 전 장관은 흰 환자복 위에 검은색 오리털 잠바를 입고 법원에 도착했으나 입에 마스크까지 하고는 기자들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 전에 비해 건강이 좋아진 듯 휠체어는 이용하지 않았다.

이날 검찰은 신문 준비가 더 필요하다며 기일 변경을 요청하면서도 상당시간 날카롭게 박 전 장관을 몰아붙였다.

특히 2000년 P 호텔에서 박 전 장관에게 돈을 건넸다는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의 진술과 이와 상반되는 박 전 장관의 운전사 노모 씨 진술의 신빙성 문제를 다투는 부분에서 감정충돌 양상도 보였다.

대검 중수부 이병석() 검사는 당시 P 호텔 뒤쪽에는 공사가 진행 중이었는데 운전사 노 씨가 이를 기억하지 못하는 건 기억력이 다른 사람에 비해 떨어져서인가라고 물었다. 박 전 장관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갖고 기억력이 떨어진다고 하는 것은 인격모독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이 검사는 이 전 회장이 공사현장을 기억하는 건 경기고 서울대를 나온 수재라서 그렇고 다른 사람은 그렇지 못해서 기억하지 못해도 된다는 것인지 심히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박 전 실장은 이런 일에 학벌을 연결시키는 것은 심히 부당하다. 이 전 회장도 1심 재판에 나와 4, 5번 진술을 바꿨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이날 또 박 전 장관이 자주 가던 한정식집 3곳의 매출 장부를 근거로 박 전 장관이 밥값으로 월 1000만 원가량을 현찰로 지급했다며 출처를 따졌다. 이에 대해 박 전 장관은 미국에 살고 있는 형제와 친구, 윗분에게서 도움을 받았다며 도와준 분들의 순수성이 있어 구체적으로 밝히는 건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법원은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여 재판을 내년 1월 25일 오후 2시 반으로 연기했다.



조용우 woo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