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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속철 수주 독-불-일 3파전

Posted August. 10, 2003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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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상하이() 간 고속철도 건설공사 수주를 위해 일본 프랑스 독일이 치열한 3파전을 벌이는 가운데 최근 중국인의 반일감정이 막판 변수로 떠오르는 등 점입가경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총길이 1300km인 이 고속철도는 공사비만 1200억위안(약 18조원)으로 완공되면 현재 14시간 걸리는 운행시간이 45시간으로 단축된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까지 고속철 건설을 끝낼 계획이어서 올해 안에 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

일본은 신칸센()이 1964년 첫 운행 이후 단 한건의 사고도 없었다며 안전성을 부각하고 있다.

프랑스는 한국 스페인 등에 TGV를 수출한 실적을 내세우며 세계가 인정한 방식임을 강조한다. 독일은 상하이 시내 룽양루()푸둥()공항 간 30km 구간에 독일 자금 지원으로 만들어진 자기부상열차가 운행되고 있다는 점을 선전하고 있다.

고속철도 수주시 막대한 경제적 이익이 예상되는 만큼 3국은 지난해부터 국가 최고지도부가 직접 나서는 전방위 로비전을 펼쳐왔다.

처음에는 독일이 앞서가는 듯 했다. 지난해 12월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상하이를 방문해 당시 주룽지() 총리와 함께 자기부상열차에 시승하는 등 중국 고위층이 독일 방식에 강한 관심을 표명했기 때문.

그러나 주 총리가 3월 퇴임하자 중국 철도부는 자기부상열차가 독일에서도 건설된 적이 없는 검증되지 않은 기술이라며 신칸센과 같은 궤도방식을 채용해야 한다는 내부 결론을 내렸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5월 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정도 300주년 기념행사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펼친 세일즈 외교도 주효했다.

그러나 신칸센이 유력하다는 보도가 나오자 중국인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중-일전쟁 당시 일본의 만행을 고발하는 애국자동맹은 웹사이트를 통해 신칸센 채택 거부 서명운동을 벌여 8만명이 이에 동참했다.

프랑스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중국이 국제적 고립 위기에 처했던 4월 장 피에르 라파랭 총리가 중국을 방문해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는 등 만만치 않은 기세다.



황유성 ys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