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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조담배-아편제조

Posted February. 01, 2006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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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안남도 성천군은 옛날부터 담배로 유명한 고장이다. 18세기 후반부터 왕실 진상용 담배로 선택될 만큼 향과 맛이 좋다. 풍광()과 지수()가 담배 재배에 알맞다. 김일성() 주석이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 주역인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에게 맛좋은 성천담배 두 박스를 선물로 주었을 정도. 당시 북한에선 남한에 돌아온 이 부장이 1년 뒤 실각한 것도 이 담배 때문이라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이 부장이 박정희() 대통령 몰래 이 담배를 피우다가 미움을 샀다는 황당무계한 해석까지 곁들여.

지금은 땅이 화학비료에 오염돼 예전과는 다르다. 전통 재배지는 9호(중앙당용 소비품 생산단위의 일괄 명칭) 농장 한 곳이 남았다고 한다.

그런 성천담배가 1990년대 초반 팔자에 없는 금테 외제상표를 둘렀다. 크라운(CROWN)이라는 영국제 담배로. 평양 용성구역 담배공장에서 비밀리에 생산했다고 알려져 있다 비슷한 시기 함경북도 회령곡산공장에서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 회사 상표의 555 담배가 생산됐다. 이후 말버러, BAT의 크라벤A 등 위조 외제 담배가 잇따라 등장했다. 주로 중국에 알려진 외제 담배들이었다. 위조 담배 생산에 중국 헤이서후이(범죄조직)의 돈이 흘러들어 간다는 증언도 있다.

1990년대 중반엔 북한 북부지역 일부 농장에 백도라지 분조라는 이색 분조(20여 명 규모의 농업생산단위)가 생겨났다. 양귀비에 백도라지라는 가명을 붙인 것이다. 가장 지력이 좋은 땅에 양귀비를 심고 가꾸었다. 7월이면 어린 학생들까지 총동원돼 아편 원액을 추출했다. 역한 냄새에 학생들이 쓰러지는 일도 많아 밭머리에 구급차가 대기한다. 원액을 뽑고 난 열매에는 좁쌀처럼 생긴 고소한 노란 씨가 가득 차 있어 아이들의 간식으로 인기였다. 아편중독자도 생겨났다.

백도라지 분조에는 배급과 물자, 비료가 1순위로 조달됐다. 1999년부턴 남쪽에서 보내준 비료도 양귀비 재배에 쓰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양귀비 생산은 점차 쇠퇴하고 있다. 재고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