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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오류와 전술적 오류

Posted April. 07, 2026 09:15   

Updated April. 07, 2026 09:15


나폴레옹 몰락의 결정적 계기는 러시아 침공이었다. 한마디로 전략과 전술 모두가 오류였다. 그는 유럽 국가들이 진심으로 복종하지 않고, 영국이 저항하는 배경에 러시아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러시아 황제의 항복 또는 굴종적 서약을 받아내 러시아라는 뒷배를 제거하면 유럽 통치가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고 봤다.

러시아가 없다면 유럽 국가들이 고분고분해지는 건 맞겠지만, 나폴레옹 제국하에서 하나가 될 수 있었을까. 유럽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연합(EU)을 결성한 건 냉전체제하에서 당시 소련의 위협을 의식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각 나라가 주권을 유지하고 동등한 입장에서 장기적인 유럽 통합을 추진한다는 조건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것이 전략적 오류였다. 이 전략적 오류를 야기한 진짜 원인은 전술적 오류였다. 프랑스군만으로는 러시아를 정복할 수 없었다. 나폴레옹군은 사실상 유럽 연합군이었다. 프랑스군처럼 조직했지만 선봉은 폴란드군이 맡았다. 그는 연합군을 프랑스군처럼 운용하며 그들이 자신의 군대처럼 싸워줄 줄 알았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전 유럽을 동원하다 보니 보급과 운송, 후방지원 체제가 무너지며 침공 시한을 넘겼다. 이는 원정을 당장 중지해야 할 사유였지만 강행했다. 전투에서 계속 승리했지만 희생이 컸다. 러시아군의 저력은 그들이 유럽에서 싸울 때와 달랐다. 그럼에도 모스크바를 점령하는 쾌거를 이뤘다. 하지만 이때부터 전략적 오류가 전술적 오류를 야기한다. 러시아 황제의 항복을 확신하고 시간을 낭비하다가 겨울을 맞이했다.

전쟁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전략과 전술은 상호작용하며 수정할 수 있다. 다만 처음부터 실현 불가능한 방법을 믿었다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현재 미국과 러시아 두 초강대국이 전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는 나폴레옹의 전술적 딜레마에 빠져 있다. 세계가 피를 흘리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