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22일(현지 시간) 다자주의 정신 회복을 강조하는 ‘G20 남아공 정상선언’을 채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G20 보이콧을 선언한 가운데 미국을 제외한 주요국들이 자유무역 회복과 기후위기 대응을 강조하는 합의문을 발표한 것이다. G20 정상회의 첫날 공동선언문이 발표된 것은 이례적이다.
G20 회원국 중 미국을 제외한 19개국 대표들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정상회의 첫날인 이날 122개항으로 이뤄진 ‘남아공 정상선언’에 서명했다. 정상들은 공동선언에서 “G20이 다자주의 정신에 기반해 합의에 따라 운영되고 모든 회원국이 국제적 의무에 따라 동등한 입장에서 참여하는 데 대한 우리의 약속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또 “세계무역기구(WTO)에서 합의된 규칙들이 글로벌 무역을 촉진하는 데 핵심적이라는 점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반대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공동선언문에 빠진 WTO 체제를 통한 다자무역체제 복원을 강조하는 문구가 포함된 것. 트럼프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불참을 선언한 것은 물론이고 정상선언 채택에 반대했다.
G20 참석차 남아공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도 이번 정상선언에 참여했다. 오현주 국가안보실 3차장은 23일 자유무역과 기후위기 대응 등 남아공 정상선언의 핵심 내용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의에서 주안점으로 강조한 내용들”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 속에 다자 자유무역 체제 수호에 한국도 한목소리를 낸 것이다.
이 대통령은 22일 G20 정상회의 세션1에 참석해 “WTO의 기능 회복은 우리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제사회는 기후 위기 대응 노력을 지속해서 강화해야 한다”며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하기 위해서 2035년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중장기 기후탄력적 발전경로를 확정했다. 우리 정부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여정에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믹타(MIKTA) 정상회동에서도 WTO 기능 회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무역 통상 질서를 놓고 미중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외교를 본격화하고 나선 것이다. 이 대통령은 23일 2박 3일간의 G20 일정을 마무리하고 마지막 순방지인 튀르키예로 출국했다.
박훈상 tigermask@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