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침체 장기화에 비상계엄 및 탄핵 정국이 겹치면서 지난해 말 일도 구직 활동도 하지 않고 ‘그냥 쉬는’ 청년이 전년 대비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 한파가 길어지면서 그나마 ‘훈풍’이 불던 노인 일자리 시장 역시 급격히 쪼그라드는 모습이다.
1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5∼29세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41만1000명으로 나타났다. 1년 전(36만6000명)과 비교하면 12.3% 증가한 규모다. 고용 시장에서 청년층 부진은 장기화되고 있다. 월별로 보면 지난해 5월부터 8개월 연속 청년층 쉬었음 인구가 전년 대비 늘고 있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고용 한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비상계엄 사태에 무안 제주항공 참사 등으로 ‘연말 특수’가 사라진 것도 지난해 말 고용 지표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그나마 사정이 괜찮았던 노인 일자리 시장마저도 쪼그라들고 있다. 통계청 고용동향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60세 이상 구직단념자는 10만6681명으로 전년 대비 1만8698명(21.3%) 증가했다. 노인 구직단념자의 규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이 잦아들고 정부의 노인 일자리 공급이 늘면서 2021년(15만6377명)부터 2023년(8만7983명)까지 꾸준히 줄다가 지난해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구직단념자는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을 원하고 취업할 수 있었지만 임금 수준 등 조건이 맞는 일자리를 찾지 못할 것 같아 취업을 단념한 구직 경험자들이다. 노인들이 구직을 단념한 사유로는 ‘이전에 찾아보았지만 일거리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4만1944명(39.3%)으로 가장 많았다.
세종=정순구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