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구 여제’ 김연경(35)과 ‘골프 여제’ 박인비(35)가 3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IOC 선수위원 한국대표 선발전은 ‘사격 황제’ 진종오(44), ‘미스터 태권도’ 이대훈(31)에 ‘여제’ 두 명까지 참가하는 4파전으로 열리게 됐다. 각 종목 간판으로 활약한 이 4명 중 1명만 내년 7월 파리 올림픽 기간 열리는 IOC 선수위원 선거에 후보로 나설 수 있다.
대한체육회는 지난달 21일 각 종목 단체에 IOC 선수위원 한국 대표를 추천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이후 대한배구협회에서 김연경의 프로배구 여자부 소속팀인 흥국생명에 공문을 전달했고 김연경이 도전 의사를 밝혔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골프 금메달리스트인 박인비도 대한골프협회에 IOC 선수위원 도전 의사를 전달한 상태다.
대한체육회는 4일 오후 6시까지 각 종목 단체로부터 추천을 받은 뒤 서류 심사와 면접 등을 통해 후보 1인을 최종 선발한다. 서류 심사는 선수 시절 업적 등 10개 평가 항목으로 구성된다. 또 면접에는 영어 프레젠테이션도 포함된다. IOC는 선수위원 자격 요건에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3주간 심사를 진행한 뒤 늦어도 다음 달 1일까지는 최종 후보 1명을 IOC에 추천한다는 계획이다.
한국 대표로 뽑힌 선수는 파리 올림픽 기간 유세 활동을 벌여 각국 대표 선수가 직접 참가하는 투표에서 4위 안에 들어야 IOC 선수위원 자격을 얻는다. 한국은 지금까지 IOC 선수위원을 두 명 배출했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IOC 선수위원이 된 문대성 국기원 국제협력특별보좌관(47)은 2008년 베이징 대회 때 후보 31명 중 1위, 내년에 선수위원 임기가 끝나는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41)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 전체 후보 23명 중 2위로 당선됐다.
IOC 선수위원 선거는 올림픽 때마다 열린다. 해당 대회 또는 직전 대회 참가 선수 가운데 자국 출신 IOC 선수위원이 없는 경우에만 입후보할 수 있다. 2021년 도쿄 올림픽 때는 유 위원 임기가 진행 중이라 다른 한국 선수는 출마할 수 없었다. 임기 8년인 선수위원은 선출 즉시 IOC 일반 위원으로도 선임돼 다른 IOC 위원과 똑같은 권리와 의무를 지니게 된다. 한국 선수가 파리 올림픽에서 IOC 선수위원으로 뽑히면 이기홍 대한체육회장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12번째 IOC 위원이 된다.
김정훈 hun@donga.com